■ 재창당 수준 혁신 선언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신계륜 의원을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기춘 의원(3선).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박 신임 원내대표는 결선투표에서 63표를 얻어 친노(친노무현)·주류 그룹의 지원을 받은 신계륜 의원(58표)을 5표 차로 제쳤다. 앞서 1차 투표에서는 박 의원과 신 의원이 각각 47표로 동률을 이뤘고, 당내 비주류가 옹립한 김동철 의원은 29표를 얻어 3위에 그쳤다. 1차 투표에서 김 의원에게 갔던 표가 결선투표에선 박 의원에게 쏠렸다는 얘기가 많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직계로 꼽히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으며 원내수석부대표를 두 차례 지낸 ‘실무형’으로 꼽힌다. 그의 당선에는 대선 패배 후 당내 비주류가 제기해 온 ‘친노 책임론’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광고 로드중
원내대표 경선에 앞서 민주당 초선 의원 28명은 성명을 내고 “강력한 혁신 비대위를 요구한다”며 “이제 출범하는 비대위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강력한 당 혁신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선 패배 후유증을 추스르며 당을 재건하기 위해 비대위원장을 무리 없이 선임하는 것도 급선무다. 비대위원장은 다음 달 초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결정된다. 비대위원장이 선출될 때까지는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겸임한다.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후보와 관련해 “당내외 인사를 같이 검토할 것”이라며 “(선출 방식으로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이날 원혜영 의장 주재로 중앙위원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임시전당대회를 이해찬 전 대표 사퇴로부터 6개월 이내인 내년 5월 18일까지 열도록 결정했다.
한편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한 신계륜 의원의 처신이 당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신 의원은 입후보 때까지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사퇴하지 않았다. 더구나 결선투표까지 갔는데도 상임위원장직을 내놓지 않고 표결에 임한 게 의원들의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문재인 전 대선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당선인과 달리 의원직을 내놓지 않고 대선에 임한 데 대해 당내에서 비판론이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2010년 5월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던 김부겸 전 의원의 경우 국회의장에게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직 사퇴서를 제출한 뒤 입후보했다.
이남희·조수진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