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사한 한국수자원공사의 고졸 채용자들이 2월 대전 유성구 전민동의 수자원공사 교육원에서 열린 신입사원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11월 정부가 주관한 고졸 채용수기 공모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한국수자원공사 전북지역본부 김동근 사원(19)의 수기 일부다. 김 사원의 수기 내용처럼 수자원공사는 단순히 고졸 사원을 채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을 조직 내에 융화시키기 위해 ‘멘토 제도’를 철저히 시행하고 있으며 고졸 입사자의 승진 제도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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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자원공사는 고졸자를 채용한 후 현장에 투입하기에 앞서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멘토링 제도를 시행한다. 2주간의 신입연수 이후 6개월 동안 직장 내 교육훈련(OJT)을 시행하며 채용자를 멘토들이 맡아 업무를 가르친다. 각 부서에서 능력이 검증된 사원들이 고졸 신입사원들의 교육을 맡는다.
입사 후 고졸 직원에 대한 차별 없는 성장 경로도 마련돼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고졸 사원들이 주로 근무하는 운영직(상하수도 시설 오퍼레이터) 일부 직급의 승진 소요연수를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해 승진 차별을 없앴다. 이에 따라 운영직으로 입사해도 부서장 등 관리자급 직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수자원공사의 고졸 채용자에게는 입사 후 4년이 지나면 대졸 수준 직급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종전 8급 운영직 직원이 대졸 공채인 5급으로 승진하는 데 10년이 걸린 것과는 대조되는 점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고졸 채용 확대의 핵심은 승진차별 철폐”라며 “고졸 직원들에게 다양한 승진기회를 부여해 능력을 확대시키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공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정한 선발과정도 고졸 채용의 중요한 성공정착 요소로 보고 있다. 투명한 채용절차를 만들어야 ‘추천 채용’ 등의 논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선 대학을 졸업하고도 고졸로 하향 지원하는 인원은 무조건 전형에서 탈락시킨다. 또 세부 전공 필기시험을 시행하는 대신에 기초 직무능력만 평가한다. 워낙 전공분야가 다양한 특성화고의 특징 때문이다. 관련 분야 자격증을 가진 학생들은 1차 전형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다. 6개월 동안의 OJT에서 평가점수가 60% 미만인 고졸 채용자는 최종 임용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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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