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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법과 현실 사이의 프로야구
구단들이 정해준 쥐꼬리 연봉에 생활고
4대보험도 없는 1년 계약직 파리목숨
용병 첫해 몸값 ‘30만달러 상한선’ 룰
실제 100만달러 훌쩍…이면계약 만연
외형만 커진 프로야구 제도정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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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선수 연봉계약의 불편한 진실
실효성이 없지만 공식적으로 없어지지 않은 룰은 지금도 있다. 외국인선수 관련 규정이다. KBO의 규약에 따르면 한국 입단 첫해 연봉으로 30만달러를 넘지 못한다. 1998년 12만달러에서 시작해 상승된 수치다. 옵션을 포함하고 복리후생비는 제외되는 금액이다. 재계약을 할 경우 인상률은 25% 이내로 규정했다. 각 구단 스스로 잘 알 것이다. 법대로 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구단이 몇이나 될까. 한국무대에서 활약하는 에이스급 외국인선수의 경우 100만달러는 줘야 한다. 한국야구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외국인선수의 몸값도 올라간 결과다. 한국야구가 원하는 외국인선수는 까다롭다. 메이저리그 경험도 있고, 트리플A에선 확실한 주전급에 드는 선수다. 이런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의 희망을 버리고 타국에서 도전을 하는데, 메이저리그 최저연봉(48만달러)보다 적게 받고 올 이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한국 구단의 발표와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에 차이가 난다. 게다가 빼어난 성적을 올린 외국인선수가 25% 상한선을 받아들일 것인가. 우리 선수도 거부했던 그 악법을.
○프로야구 ‘3D 직종’이 된 코치
프로 지도자 경력 20년이 넘는 어느 코치의 말. “몇 년 전 아내가 나 몰래 아이들을 위해 대학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프로 코치 10년이 넘었을 때인데도, 돈이 없어 대출을 받은 현실이 한심했다.” 또 다른 코치의 한탄. “프로 코치 몇 년간은 내 돈을 쓰며 일했다.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다. 선수 때 벌어놓은 돈이 없으면 코치도 제대로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고도 프로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냐?” 예전에는 현역 유니폼을 벗으면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코치로 시작해 감독을 하는 것이 야구인이 선택하는 최고의 길이었다. 그러나 요즘 선수들에게 코치 자리는 반드시 선택하는 옵션이 아니다. 한때 구단이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으면서 선수들에게 주는 혜택 중의 하나였지만, 이제는 혜택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없다. 코치는 우리 프로야구에서 ‘3D 업종’이다. 대우가 너무 박하다. 아무리 유명하고 유능해도 코치를 시작하는 첫해 연봉은 4000만원으로 정해졌다. 물론 이것도 규약에는 없다. 구단들끼리 알아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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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연봉이 30년 지나도 변함없는 프로야구
1982년 프로야구 탄생 때 KBO가 선수들에게 해준 약속은 “일반 직장인의 10년치를 1년에 벌게 해준다”였다. 그해 최고 연봉은 2400만원을 받은 OB 박철순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프로야구선수의 최저연봉은 2400만원이다. 그것도 2010년 400만원이 오른 것이다. 경기인 출신으로 최초의 사장이었던, 당시 김응룡 삼성 사장이 주장해 인상한 것이었다. 우리 프로야구의 외형은 발전했지만, 여기저기 하드웨어를 따라가지 못하는 소프트웨어가 많다. 내년이면 출범 32년째다. 그에 걸맞은 내실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marco@donga.com 트위터 @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