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댓글 수사 결과’ 싸고 날세워
곰 인형 들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 유세에서 곰 인형을 들고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박 후보 측은 이날 민주당이 제기한 국정원 여론조작 의혹을 ‘실패한 선거공작’으로 규정하고 “문 후보는 20대 여직원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찰의 수사 발표를 근거로 문 후보를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어 막판 승기를 잡겠다는 것이다.
공격의 포문은 ‘문재인 캠프 선거공작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재철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이 열었다. 심 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민주당이 국정원을 개입시켜 선거에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제2의 김대업 사건’이자 ‘선거공작 미수사건’이며 ‘난센스 집단 테러사건’이다”라고 비판했다.
김성주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도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요새 비윤리적이고 비신사적인 최후의 발악을 많이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경찰 수사 결과를 ‘부실수사’로 규정하고 반격에 나섰다. 이 사건을 고리로 ‘이명박 정부의 관권선거’ 문제를 전면에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권력이 선거를 흔들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선거를 지켜 달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역 유세에서는 “(새누리당 박 후보가) TV토론에서 완패하니까 그날 밤 11시에 급하게 (경찰이) 수사 중간발표를 했다”며 “민주화 이후 최대의 관권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상임선대본부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증거를 내놓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제보자에게 자료와 관련해 여러 가지 설득을 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제보자의 추가 폭로 가능성을 거론했다. 우상호 공보단장도 라디오에 출연해 “근거가 없어 공개 안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가 여러 가지 (자료를) 확보했는데 그 내용의 공개를 시작하면 국정원의 여러 비밀작업들까지 같이 밝혀진다”며 “거기가 대북 파트여서 남북관계라든지, 국정원의 존립이 어려워지면 안 되기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고성호·이남희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