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공의 적’으로 악당역 도맡아
○ 北, 세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
영화 ‘레드 던’에서 미국 워싱턴 주를 점령한 북한군의 모습.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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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북한을 악으로 다루는 경향은 2000년대 초반 시작됐다. ‘007 어나더데이’(2002년), ‘스텔스’(2005년), ‘에너미 라인스2’(2006년)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영화에는 북한군 악당만 등장할 뿐 북한이 타국을 침략하는 내용은 없다.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으로 핵 공격 능력이 부각되면서 영화, 게임 속에서 북한이 잠재적 위험이 아닌 직접적 위협을 가하는 존재로 바뀌고 있는 것.
○ 한국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
주인공이 북한의 핵시설에 침투해 홀로 북한군과 싸우는 내용을 다룬 게임 ‘로그워리어’.
20세기 초 ‘서부극의 인디언’으로 대표되던 대중문화 속 ‘거대악(惡)’은 2차 세계대전 후엔 독일군이 도맡게 됐다. 1960∼80년대에는 냉전시대가 지속되면서 옛 소련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007’ 시리즈를 봐도 숀 코너리와 로저 무어가 제임스 본드로 나오던 이 시기의 작품 속 악당은 대부분 소련 군부다. 이어 1991년 걸프전 이후에는 사담 후세인으로 대변되는 독재자 캐릭터가 악역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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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앞으로는 북한이 ‘최고 악당’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북한의 공포 이미지를 끄집어내 대중문화에 활용하는 경향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 씨는 “북한의 부정적 이미지가 계속되는 데다 급부상 중인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계가 커지면서 한국의 대기업을 ‘악’으로 설정하는 영화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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