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100포대… 배추 400포기… 직접 재배해 더 알찬 기부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쌀 배추 무 등 직접 재배한 농산물 기부가 잇따르고 있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사무소는 주민 박흥빈 씨(58)가 최근 20kg들이 쌀 30포대를 불우이웃에 전달해 달라며 기증했다고 16일 밝혔다. 삼호읍사무소는 박 씨가 기증한 쌀을 지역 소외계층 30가구에 전달했다. 평생 농사를 짓고 있는 박 씨는 2002년부터 10년간 연말이 되면 자신이 재배한 쌀을 기부해 오고 있다. 박 씨는 “10년 동안 몇 포대를 기부했는지 정확히 계산해본 적이 없다”며 “농부가 자신이 기른 쌀을 기부하는 것이 무슨 특별한 일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올해는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지만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못 본 척할 수 없었다”며 “농사를 짓는 한 쌀 기부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남 장성군 장성읍에 사는 농부 유평부 씨(74)도 최근 자신이 재배한 20kg들이 쌀 100포대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유 씨는 “직접 재배한 쌀을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는 게 소원이었다”고 말했다. 유 씨는 2008년 자녀들이 모아준 자신의 칠순 기념 여행경비를 마을 회비로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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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여천동 새마을협의회 회원 40여 명은 13일 자신들이 재배한 배추와 무, 갓 등으로 김장김치 750kg을 담가 경로당 26곳과 다문화가정, 새터민에게 전달했다. 전남 화순군여성단체협회는 지난달 화순군 도곡면 휴경지에서 재배한 배추, 무, 파, 갓으로 김치를 담가 소년소녀가장, 홀몸노인, 장애인 등 1200가구에 전달했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농부의 마음으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기부하는 것 이외에 시민사회단체나 학교에서 폐지나 상금을 모아 김장김치나 쌀을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먹을거리 기부도 활성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