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탄광지역으로 옮겨간 中企들은 지금…
정부가 이 지역들에 ‘폐광지역진흥지구’를 설정하고 지구 내로 공장 및 본사를 이전하거나 창업하는 석탄 광업 이외 회사에 저리(1.75%) 융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혜택을 제공한 이후 우수 중소기업들이 폐광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
○ 폐광촌에서 ‘별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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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 중소기업인 두리푸드코리아도 팔괴농공단지의 한 식구다. 2002년 경기 파주시에서 ‘팡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창업한 이 회사는 2009년 10월 회사명을 바꾸고 영월로 터를 옮겼다.
김일곤 대표는 “파주는 땅값이 비싸 남의 공장을 빌려 쓸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는데 영월은 땅값도 10분의 1 수준인 데다 정부에서 엄청 싼 이자로 대출까지 해줬다”며 “그 덕분에 제빵업계 입문 27년 만에 내 공장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출금은 시설자금의 경우 50억 원 한도에서 거치기간 5년에 5년간 상환하는 조건이어서 두리푸드코리아처럼 돈을 빌리기 쉽지 않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최적의 조건이다. 김 대표는 “10년 동안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금융권 대출을 받는 것이었는데 폐광지역으로 옮기면서 그 고민이 한 번에 해결됐다”고 했다.
이 회사가 얻은 가장 큰 성과는 ‘꿈의 상장’이라 불리는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딴 것이다. 이중 삼중으로 공장 내 위생을 관리하는 시스템인 HACCP는 학교 급식이나 군부대에 납품하려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조건이지만 막대한 투자가 필요해 남의 공장에 세 들어 살던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했다. 이 밖에 강원도는 전체 투자 금액의 10%를 현금으로 지원해줬고 한국표준협회 등으로부터 회사 로고와 제품 포장 디자인, 마케팅비용 등을 지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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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경제는 활성화
현재까지 강원지역에 72개, 문경에 80개 등 7개 폐광촌에 총 240개 회사가 이전해 두리푸드코리아 같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폐광지역진흥지구를 관리하는 한국광해관리공단에 따르면 폐광촌 이전 기업들은 전년 대비 매출액과 고용인원이 매년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지원받은 88개 기업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2010년 대비 22.1%, 고용인원은 11.8% 늘었다.
박정필 광해관리공단 정책지원팀장은 “중소기업은 저리로 돈을 빌릴 수 있고 폐광지역은 자연스레 인구가 유입되니 일석이조”라며 “매년 초 이전 희망 기업들을 선발하는데 경쟁률이 5 대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벤처기업 가운데 NHN과 함께 유일하게 지난해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특수절연코일 제조업체 삼동도 공장을 폐광지역진흥지구로 옮긴 사례다. 본사는 충북 음성에 있지만 인근 문경에 공장을 신설하고 매년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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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