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휘젓는 흑색선전]‘SNS 선거운동 허용’ 뒤 우려가 현실로?

뉴미디어 시대 발맞췄지만 네거티브 과열 역효과 드러나

이번 대선에선 비방과 네거티브의 소재가 예전처럼 다양하지 않지만 파급 속도는 어느 때보다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 이런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헌재는 인터넷 게시판, 손수제작물(UCC), 트위터 등 ‘뉴미디어’를 이용한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으로 공직선거법 93조 1항을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국민이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의견을 자유로이 발표 및 교환함으로써 비로소 그 기능을 다하게 된다”며 “정치적 표현 및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자유를 원칙으로, 금지를 예외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했던 법률적 족쇄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당시 결정에 대해 “선거운동을 과열시키고 네거티브를 창궐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온라인이 여론 형성과 전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SNS를 묶어놓는 것은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여론과 함께 환영받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SNS가 네거티브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당국도 대처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검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이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벌어지는 허위사실 유포에 일일이 대응하지 못하면서 선거 막판 네거티브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선거 막판에는 각 후보 진영이나 지지자들이 “일단 한 방 날리고 보자”는 심리에 젖어 있어 SNS를 통한 비방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