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KBO이사회 - 오후 골든글러브 행사… 11일 프로야구 운명의 날
1981년 12월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프로야구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날 6개 구단(OB 삼성 MBC 해태 롯데 삼미) 대표들은 각 구단의 연고지를 확정하고 정관을 통과시켰다. 이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창립일인 이날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해 왔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뒤 다른 날에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것은 1999년이 유일하다.
올해도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11일 열릴 예정이지만 예년처럼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프로야구 선수협회가 6일 정기총회를 열어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을 승인하지 않으면 골든글러브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KBO는 다음 날인 7일 이사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사회 시작 시간은 공교롭게도 골든글러브 시상식 당일인 11일 오전 9시다. KBO 관계자는 “선수협회 총회의 결정이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지만 어차피 이사회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10일 이사회를 열면 좋겠지만 그날은 선수들이 참가해야 하는 시상식이 여러 개 있어 부득이 11일 오전으로 일정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이사회에서 10구단 체제를 확정할지는 미지수다. 창단 승인을 위해서는 참석 인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반대하는 구단이 있기 때문이다. 창단 승인이 부결되거나 미뤄지면 선수들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 선수협회는 올 5월 올스타전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사장단이 6월 열린 이사회에서 10구단 문제를 KBO에 위임하자 불참 의사를 철회한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선수협회는 시상식 보이콧뿐 아니라 향후 훈련 불참까지 결의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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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10구단 체제라는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인가, 아니면 사상 초유의 골든글러브 시상식 취소라는 파국을 맞을 것인가. 창립 31주년 기념일이기도 한 11일 이사회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