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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Champion]매출 1조원 - 수출 4억달러 달성한 성우오토모티브

입력 | 2012-12-10 03:00:00

R&D-설비투자 25년… “세계 최고의 부품업체로”




정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자사가 생산하는 알루미늄휠을 살펴보며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성우오토모티브 제공

“부품업체라고 해서 생산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연구개발(R&D)에 투자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창립 25년 만인 올해 연간 매출액 1조 원, 수출 4억 달러(약 4320억 원)를 처음으로 달성한 자동차 부품업체 성우오토모티브의 성장 비결이다.

회사의 대표상품인 ‘쏠라이트 배터리’ 브랜드를 제외하면 성우오토모티브는 일반 소비자에게 잘 알려진 업체는 아니다. 그러나 자동차업계에서는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해 온 부품업체로 이름이 나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뿐 아니라 해외 자동차업체인 BMW, 크라이슬러, 미쓰비시, 보쉬 등에도 부품을 공급한다. 알루미늄휠과 자동차 엔진 및 브레이크 시스템을 주로 생산한다. 자동차 부품 외에도 선박, 철도, 항공기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 과감한 설비 투자로 해외시장 공략

현대차 ‘벨로스터’에 장착된 알루미늄휠. 

성우오토모티브는 1987년 설립된 서한정기가 모태다. 성우그룹의 창업주인 고 정순영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그는 1969년 현대시멘트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현대그룹에서 독립했다. 이후 자동차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서한정기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부품사업에 뛰어들었다. 성우오토모티브는 1995년 충주에 자동차 휠 공장을, 1997년 경주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며 규모를 키웠다.

부친에 이어 2000년 정몽용 회장(51)이 성우오토모티브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는 과감한 설비 투자에 나섰다. 2000년 미국 앨라배마에 성우USA를 설립하고 2008년 중국 룽커우에 연간 200만 대 규모의 휠 공장을 완공하며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해외 업체에도 공급량을 늘려 현재 현대·기아차에 대한 공급량은 50%대로 낮아진 상태다.

정 회장은 현장 경영을 통한 품질 관리를 중시하고 있다. 평소에도 국내외 공장을 찾아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독려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사업 전반에 있어서 “실무자급 이상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정 회장은 최근 “R&D를 강화해 부가가치가 높은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능력 강화에 집중하며 경쟁력 있는 원가를 달성하는 데 주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첨단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 R&D 강화로 새 도약 나서

성우오토모티브의 대표 제품인 차량용 쏠 라이트 배터리.

성우오토모티브의 주력 제품은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자동차용 휠이다. 기아차의 경차 ‘모닝’부터 현대차의 고급 대형세단인 ‘에쿠스’까지 다양한 차종에 휠을 공급한다. 이 밖에 산업용 배터리, 브레이크 디스크 등 주조 부품이 각각 25%를 차지하고 있다.

성우오토모티브는 향후 R&D 능력을 강화하며 다양한 첨단 제품을 개발해 공급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회사의 대표 상품인 휠의 경우 최근 자동차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이 중시됨에 따라 첨단 소재를 이용해 경량화를 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와 공동으로 마그네슘 소재를 활용한 휠을 개발하고 있다. 마그네슘휠은 기존 알루미늄휠에 비해 약 30% 가벼워 연비 향상에 유리하다.

내년부터는 경주와 충주로 분산되어 있는 연구소를 분당으로 통합 이전할 계획이다. 회사의 핵심역량인 연구소를 수도권으로 옮겨 더 나은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목표에서다. 현재 100억 원 규모인 연간 R&D 예산은 내년 150억 원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최대 협력업체인 현대·기아차와의 동반 성장에도 공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 교류는 물론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가 함께 커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성우오토모티브는 내년 통합품질본부를 설립해 모든 사업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관리 기능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성우오토모티브는 1997년 창단한 ‘인디고레이싱팀’을 15년째 운영해왔다. 인디고레이싱팀은 국내 레이스대회인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등 각종 경기에서 우승을 휩쓸고 있다. 정 회장은 모터스포츠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통해 인디고레이싱팀을 ‘레이싱 명가’로 일궈냈다. 내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회인 일본 ‘슈퍼GT’ 참가를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모터스포츠 참가는 기술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