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스펙쌓기 경쟁 없앨것”… 文측 “실업기간 생활비 보조”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1층 오픈스튜디오에서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채널A가 공동 주최한 ‘대선특집 대토론회…청년 우리는 일하고 싶다’에서 주요 대선후보 캠프의 청년일자리정책 담당자와 일자리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 박중현 청년드림센터 일자리팀장,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일자리 공약은 공공부문 고용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의 분야에선 공통분모를 갖고 있었지만 차이점도 상당했다. 새누리당은 서비스업 육성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 학점과 토익, 봉사활동 등 ‘스펙 경쟁’ 타파에 중점을 둔 반면, 민주당은 청년고용 의무할당제 도입, 실업부조 대책 등에 공약의 방점을 뒀다.
○ 스펙경쟁서 해방 vs 실업부조 확대
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매년 정원의 3%를 청년으로 뽑도록 하는 청년고용 의무할당제를 도입하고 최저임금과 사회보장, 근로기준 등 일자리 최소기준을 지금보다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실업 기간에 직업훈련과 국가의 생활비 보조 등 ‘청년 실업부조’를 통해 국가가 젊은이의 구직활동을 직접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공서비스 일자리 확대”에 동의
두 캠프 모두 공공서비스 일자리 확대를 통해 청년실업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새누리당 이 의원은 “복지와 교육, 치안, 소방 등의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며 “공공 분야의 저임금은 공공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큼 일자리의 질도 높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공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것은 예산이 필요하지만 이는 대통령의 굳은 의지가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은 의원은 “요즘 공공 서비스 일자리의 질이 낮아진 것은 현 정부가 복지를 온전히 시장에 맡겼기 때문”이라며 “복지를 국가가 아닌 시장이 담당하다 보니 다들 인건비만 줄이는 데 혈안이 되고 질 나쁜 서비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은 의원은 이어 “복지는 헌법에 보장된 시민의 권리로 당연히 공공 부문에서 직접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장년 일자리 경합 해법은 엇갈려
새누리당 이 의원은 “고령자들이 직장에서 밀려나면서 자영업 창업과 실패가 반복되고 있지만 정년을 바로 연장하게 되면 청년 취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정년 연장에 3년 정도 유예기간을 두고 그동안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베이비부머의 갑작스러운 퇴장도 막고, 청년실업도 함께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의 은 의원은 “청년층과 베이비부머의 일자리 경합은 나라 전체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괜찮은데, 현 정부 들어 대기업이 정리해고나 아웃소싱 등으로 일자리를 줄이다 보니 문제가 됐다”며 “민주당은 일자리의 총량을 늘려 두 세대 모두에 나눠주는 세대통합형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값등록금이 대졸자를 양산해 청년취업을 더 어렵게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두 의원은 모두 반값등록금 공약을 옹호하면서도 방법론을 달리했다.
○ 대학생 패널의 열기도 후끈
이날 토론회에선 ‘취업전쟁’의 당사자로 나온 대학생 패널들의 질문 공세도 뜨거웠다.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 백승훈 씨는 “정치권에서는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대기업 규제를 강화하려 하고 있는데 이러면 투자가 줄어 청년 고용이 오히려 위축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 의원은 “그동안 대기업들은 직원을 뽑는 대신 근로시간만 잔뜩 늘려왔는데 이는 대기업에도 좋지 않다”며 “지금 대-중소기업의 관계가 불공정하니까 중소기업에서도 좋은 일자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은 의원도 “기업의 이윤이 커지면 투자와 고용도 늘어야 하는데 그동안 대기업은 정부의 지원과 유리한 환율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늘리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