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 즐기며 자연보전… 관광객 6배 늘며 소득 증가
주민들은 증도가 슬로시티로 지정된 뒤 지역사회와 함께 자연과 주민들의 삶을 보전하는 18개 조례를 만들었다. 증도는 2010년 증도대교가 완공되면서 육지가 됐다. 이에 주민들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증도갯벌과 바다, 염전, 해송 숲길을 보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증도가 슬로시티라는 명성을 얻고 생태관광이 활성화되면서 관광객 발길도 부쩍 늘었다. 주민 설광춘 씨는 “처음에는 슬로시티 의미 자체도 몰랐지만 지금은 자연과 주민의 삶을 지키며 관광객들에게 느린 삶을 선물해 수입까지 올리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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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주민들도 바쁘게 개발을 하는 것보다 느리게 살며 자연을 보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완도군은 친환경 문화유산이 많은 청산도를 사계절 꽃이 피는 섬으로 만들고 있다. 청산도는 봄에 유채, 여름에 해바라기, 가을에 코스모스, 겨울에 국화가 핀다. 몰려드는 외지 관광객을 위해 농어촌 민박을 20개에서 100개로 늘렸지만 자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또 관광객이 늘면서 농산물이나 해산물도 잘 팔리고 있다. 김송기 청산도슬로시티 운영위원회 사무국장은 “청산도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완도읍까지 경기가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라며 “슬로시티 덕에 청산도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것도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창평면은 고택과 돌담길이 많다. 음식도 된장, 엿, 한과 등 느림을 지켜야 하는 슬로푸드가 많다. 가정집 10곳은 슬로푸드를 만드는 체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유치·장평면은 유기농 농산물과 깨끗한 공기로 유명하다.
전남도는 슬로시티 4곳을 찾은 관광객이 2007년 25만4000명이지만 올 9월 현재 슬로시티 4곳을 찾은 관광객은 107만5527명이다. 올해 슬로시티 4곳을 찾은 관광객이 15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슬로시티로 지정되고 5년이 지나자 관광객 6배 증가라는 성과를 가져다 준 것이다. 전남이 느림의 삶과 여유를 선물하는 슬로시티 일번지가 됐다. 최근에는 강원 영월과 충북 제천이 인증을 받아 슬로시티가 12개로 늘었다. 전남 구례군도 슬로시티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기환 전남도 관광정책과장은 “슬로시티 일번지 전남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체험프로그램 다양화 등 내용적인 측면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