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어제 수의대 강수경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17편에 연구부정 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강 교수의 논문조작 의혹은 올해 5월 강 교수가 10개 국제학술지에 투고한 논문이 조작됐다는 익명의 제보가 이들 학술지에 접수되면서 제기됐다. 서울대가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해 조사한 결과 의혹은 모두 사실이었고 강 교수가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2005년 황우석 파동의 진원지였던 바로 그곳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서울대는 또 한번 오명(汚名)을 덮어쓰게 됐다.
강 교수는 이미 발표했던 논문을 재탕하는가 하면 다른 논문에 사용했던 사진을 새로운 논문에 오려붙이고, 줄기세포 사진을 180도가량 돌려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논문을 조작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써먹었던 방식과 흡사하다. 강 교수는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조사가 착수되자 지위를 이용해 논문조작 의혹과 관련된 대학원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불리한 진술을 막으려 하고 특정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조사활동을 방해한 사실도 드러났다.
강 교수는 지방 국립대에 재직하다가 줄기세포 관련 연구실적을 인정받아 2008년 서울대에 임용됐으나 조사 결과 그 이전에 쓴 논문에서도 조작이 확인됐다. 그는 황우석 파동 당시 황 전 교수 공격에 앞장섰던 소장파 강경선 교수의 측근이다. 강경선 교수는 강수경 교수의 일부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황 전 교수의 논문조작 의혹을 앞장서 공격하던 후배 교수들이 똑같이 논문 조작에 연루됐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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