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TV토론 이모저모
장외 응원전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의 첫 TV토론이 열린 4일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 앞에서 지지자들이 모여 응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일 첫 대선 TV토론에 나선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시종 상대 후보에 대한 날 선 공격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시작은 차분하고 부드러웠다. 박 후보는 “최근 15년 동안 충심으로 보좌해 온 사람을 잃었다”라며 2일 유세지원 도중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 이춘상 보좌관을 언급한 뒤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저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 보좌관의 영결식에 참석하고 온 박 후보는 많이 운 듯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이 후보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자살을 거론했다. 그는 “회사가 회계 조작을 하고 고의 부도를 내서 노동자가 고통 받는 진실만이라도 알아줬다면 23명의 쌍용차 노동자가 죽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토론이 시작되자 날 선 공방이 오가며 목소리가 높아졌고,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특히 이 후보가 박 후보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을 계속하자 박 후보는 어처구니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후보는 10·26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 후보에게 6억 원을 준 것에 대해 “그 돈은 (박 후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유신정권이 재벌에게 받은 돈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박 후보는 “그 돈은 아버지가 흉탄에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과 막막한 상황에서 ‘아무 걱정·문제없다’며 배려 차원에서 줬을 때 경황없이 받았다”며 “저는 자식도, 아무런 가족도 없어 나중에 다 사회에 환원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긴장한 후보들의 실수도 이어졌다. 박 후보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김석기 이재연 의원’이라고 성을 바꿔 불렀다. 또 박, 문 후보는 통합진보당의 당명을 전신인 ‘민노당’으로 호칭했다. 이에 이 후보는 “예의를 갖춰 달라. 정확하게 알고 답해 달라”고 꼬집었다.
한편 4일 밤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1차 합동토론회의 서울지역 실시간 시청률은 29%로 집계됐다.
김기현·홍수영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