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영상의학회 학술대회·박람회
미국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북미영상의학회에는 제프리 이멀트 GE 회장도 참석했다. 그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환자들을 위해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이샘물기자 evey@donga.com
○ 환자 편의 위주의 의료기기 출시
“일반적인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장비로 뇌를 촬영할 때 들리는 소리입니다. 들어보세요.”
많은 환자들이 MRI를 촬영할 때 소음으로 인한 고충을 호소한다. 특히 어린아이, 노인은 기계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두려움을 느껴 촬영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소리 때문에 검사 도중 몸을 움직여 촬영이 제대로 되지 않기도 한다.
비키 씨는 GE헬스케어의 ‘사일런트 스캔’ 기능을 적용한 MRI 기기로 뇌를 촬영한 소리를 틀어줬다. 검사하는 내내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사일런트 스캔은 뇌를 촬영하는 환자들이 편안하게 MRI를 촬영할 수 있도록 소음을 없앴다.
제프리 이멀트 GE 회장은 “수년 전 MRI의 소음을 듣고 ‘소리가 너무 크다’고 지적하자 ‘원래 MRI는 그렇다’는 말만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사일런트 스캔으로 소음으로 인한 문제는 사라졌다. 큰 혁신이다”라고 자부했다.
보통 MRI,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을 땐 조영제가 사용된다. 조영제는 진단을 정확하게 하는 데 도움은 되지만 종종 가려움, 호흡곤란, 혈압 저하 등 급성 부작용을 일으킨다. 심할 경우엔 급성·만성 신부전 같은 치명적인 신장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응급상황을 제외하고 병원에서 조영제를 사용하기 전에 신장 기능을 확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GE헬스케어 코너엔 아이들의 놀이공간처럼 형형색색으로 꾸며진 장소도 눈에 띄었다. CT 기기는 물론이고 주변의 벽이 알록달록한 무늬와 캐릭터로 덮여 있었다. CT를 두려워하는 어린이 환자가 편하게 진단받게 하기 위해 고안된 디자인이다. 미국의 15개 병원은 아이들을 위해 CT검사실을 이렇게 디자인해 놓았다. 아이들은 검사를 받기 전 ‘GE 어드벤처 시리즈’라는 제목의 색칠공부 책을 받은 뒤 하얀색 종이에 그려져 있는 CT 장비와 각종 캐릭터에 색을 칠한다. 그 뒤 CT를 촬영하면 아이들은 재미있는 모험세계에 다녀오는 느낌을 받아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된다.
○ 치밀유방 암 진단율 높여
유방암의 흔한 증상은 유방에서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그러나 멍울은 암이 진행돼 최소 1cm 이상 돼야 만져진다. 이 때문에 미리 정기적으로 유방촬영술을 받아야 하지만 치밀유방일 경우엔 암 덩어리가 가려져 제대로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GE헬스케어는 치밀유방을 잘 진단하는 초음파 방식의 3D 진단기기인 ‘somo·v’를 선보였다.
‘옵티마 CT660’와 ‘CT750 HD 프리덤’도 화제였다. 이 기기들은 빠르게 움직이는 심장의 관상동맥을 정지상태에서 찍은 것처럼 선명하게 포착했다. ‘CT750 HD 프리덤’은 한 번의 촬영으로 다양한 심장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데다 ‘스냅샷 펄스’ 기능을 이용할 경우 기존 CT에 비해 방사선 피폭량이 최대 80%까지 적었다. 이멀트 회장은 “이런 기술은 단순한 개선이 아닌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로의 비약적인 발전”이라며 “GE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