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갈라진 멕시코… 대통령 취임일 격렬시위

입력 | 2012-12-03 03:00:00

부정선거 의혹 속 당선 니에토… 12년만에 정권 되찾았지만, 야권 반발 심해 앞길 험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46)이 1일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취임식을 갖고 직무를 시작했다. 그는 과거 71년간 멕시코를 통치했던 우파의 제도혁명당(PRI) 소속으로 12년 만에 좌파의 국민행동당(PAN)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날 취임식이 열린 멕시코시티 국회의사당 앞에서 수백 명의 시민이 시위를 벌이고 다른 도시에서도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등 축하는커녕 혼란 속에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임기 첫날을 시작했다. 그의 취임을 반대하는 이들은 대선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는 주장을 펴면서 과거 부패와 인권 탄압을 일삼은 PRI의 집권으로 멕시코가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헌법과 법률을 보호하며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고 선서하자 PRI 소속 의원들은 “멕시코”와 “대통령”을 연호했다. 하지만 PAN 소속 의원들은 선서식 전에 피켓 시위와 의사 진행 발언 등을 통해 “페냐 니에토가 불법 선거로 대통령직에 올랐다”고 규탄했다. 좌파연대의 선거책임자였던 리카르도 몬레알 하원 의원은 “거짓 정부가 들어섰고 과거로의 회귀라는 악몽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의사당 밖에서는 시위대가 화염병을 집어 던지며 경찰과 충돌했다. 취임식으로 교통이 통제된 도심의 레포르마 거리에서도 1000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 상점의 유리창과 출입문이 부서지고 시위로 76명이 부상했으며 경찰은 폭력 시위 가담자를 최소 103명 이상 체포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7월 대선에서 당선됐으나 표 매수 등 불법 선거 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선거재판소의 최종 판결로 승리를 확정지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에게는 세제 개혁 등 과제가 많다. 전 정권이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실패한 마약조직 소탕이 여전히 큰 부담이다. 그는 취임 전날 이달고 주(州)지사이자 친구로 알려진 미겔 앙헬 오소리오 총(48)을 마약과의 전쟁을 책임질 내무장관으로 발표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멕시코의 경제 발전을 제한했던 악습과 기존 패러다임을 함께 고쳐야 할 때”라며 범죄 예방과 에너지 개혁뿐만 아니라 사회기반시설 확충, 공교육 개혁 등이 포함된 새 정부의 13개 역점 과제를 발표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대선에서 좌파 연대후보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를 6.7%포인트 차로 누르고 집권에 성공했다. 그는 2005년부터 6년간 멕시코 최대 지자체인 멕시코 주지사를 지내면서 사회기반시설을 확대하고 주정부의 부채를 크게 낮춰 이름을 알렸다. 또 인기 드라마 배우였던 앙헬리카 리베라(41)와 2010년 재혼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