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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제뉴스]‘세계 금융시장 심판’ 신용평가사의 功過는?

입력 | 2012-12-03 03:00:00

<한국 신용등급 상승, 5년간 OECD 최고> 동아일보 2012년 11월 26일자 B2면




《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최근 5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말부터 올해 10월까지 한국의 신용등급은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 기준으로 총 4계단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 폭은 터키와 함께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컸다. 》

:: 이게 궁금해요 ::


최근 한국의 신용등급이 5년간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는 기분 좋은 보도가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세계경제가 어려울 때 한국경제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흐뭇한 일입니다. 반면에 많은 유럽 국가는 잇따라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추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친 적도 있습니다. 등급 하나로 세계 금융시장을 흔드는 신용평가사는 어떤 일을 하고 신용평가는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 신용평가의 유래

신용평가의 효시는 1909년 무디스(Moody's)의 창립자인 존 무디가 펴낸 ‘철도 투자에 대한 분석’이라는 책자입니다. 여기서 처음으로 미국 철도회사들에 신용등급을 부여했습니다. 이후 S&P와 피치가 신용평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 신용평가사들이 명성을 얻게 된 것은 1929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대공황 때입니다. 대공황으로 회사들이 잇따라 도산했지만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일수록 부도발생률이 현저히 낮은 결과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신용평가의 가치를 인정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931년에는 미국 재무부가 시중은행들이 채권계정을 평가할 때 신용등급을 사용하도록 하면서 신용평가가 일반화되기 시작했고 1975년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무디스 S&P 피치를 국가공인 신용평가사로 지정하면서 위상이 더욱 올라갔습니다. 이후 이 3대 신용평가사는 전 세계 신용평가시장을 독점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습니다.

○ 신용평가는 효율적 금융거래 촉진

신용평가는 돈을 빌려주는 쪽(대출자와 투자자)과 돈을 빌리려는 쪽(차입자와 채권 발행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해 효율적인 금융거래를 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정보 비대칭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 애컬로프 교수가 처음으로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어떤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고자 할 때 먼저 이 기업이 원금과 이자를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게 됩니다. 하지만 투자자가 기업의 경영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죠. 반면에 기업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주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투자자와 기업 간에 정보가 동일하지 않습니다.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믿을 만한 신용평가 정보가 필요합니다.

개인에게도 신용등급은 매우 중요합니다. 신용등급은 개인신용정보회사와 금융회사가 자체 기준에 따라 평가합니다. 개인신용정보회사는 18세 이상 신용거래 명세가 있는 모든 개인을 대상으로 연체정보, 거래기간과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10등급의 신용등급을 산출합니다. 금융회사들도 거래고객을 대상으로 신상정보와 여수신 거래명세, 개인신용정보회사의 신용등급을 활용해 신용등급을 산정합니다.

신용등급은 할부판매 같은 일반 상거래에서도 중요한 판단자료로 활용되며 특히 금융거래를 할 때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한도와 금리, 할부수수료, 신용카드 이용한도 등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자신의 신용등급에 관심을 갖고 잘 관리해야 합니다.

○ 신용평가사에 대한 비판과 한계

2000년대 들어 신용평가사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금융위기 발생 이전에 신용평가사들이 조기경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위기가 발생한 뒤 신용등급을 급격히 떨어뜨려 오히려 위기를 키웠다는 것입니다.

또 최근 유럽에서는 신용평가사들이 구제금융 협상기간과 같이 민감한 시기에 신용등급을 강등시켜 금융시장의 동요를 키웠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은 2010년에 신용평가 개혁법을 마련했고 유럽연합(EU)은 얼마 전 신용평가사들의 민사상 책임을 강화하는 규제방안에 합의했습니다.

이상엽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한편 현재의 신용평가체계는 몇 가지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첫째, 이해상충의 문제입니다. 채권을 발행하려는 기업은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받아야 하며 신용평가의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합니다. 또 신용평가사들은 기업의 컨설팅 업무를 겸하고 있습니다. 만약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신용평가를 받는 기업이 주요 컨설팅 고객이라면 이 기업에 유리한 평가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독과점적 시장구조도 문제입니다. 무디스 S&P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가 세계 신용평가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 3개 평가사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셋째, 금융상품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신용평가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복잡한 금융상품들의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높은 등급을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 이것도 알아 두세요!

▼ 신용회복위 워크아웃… 채무 연체기간 따라‘프리-개인’ 선별 지원 ▼
 
살다 보면 개인의 신용등급이 추락할 때가 있습니다. 외환위기 때 많은 빚을 지고 원리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후 카드사태 때도 채무불이행자 규모가 아주 커졌죠.

큰 빚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2003년 신용회복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신용회복위는 개인이나 개인사업자 중 일정 기준의 채무자를 대상으로 상환기간 연장, 분할 상환, 이자율 조정, 변제기 유예, 채무 감면 등을 통해 다시 한번 일어서도록 돕습니다. 변제기 유예는 신용회복위의 지원을 받는 도중 뜻밖의 실직 등을 당했을 때 돈을 갚아야 하는 시기를 늦춰 주는 것입니다.

신용회복위는 보통 연체기간을 기준으로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이나 개인워크아웃을 적용합니다. 프리워크아웃은 금융회사에 진 빚의 상환을 30일 초과 90일 미만 연체한 채무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조기 지원해 장기 연체에 빠지지 않고 정상 상태로 돌아가도록 해 주려는 목적이죠. 연체기간뿐만 아니라 2개 이상 금융회사에 갚아야 하는 총 채무액이 5억 원 이하여야 하는 등의 다른 기준에도 맞아야 적용받습니다. 개인워크아웃은 금융회사 채무를 3개월 이상 연체한 이들을 지원합니다. 금융회사 총채무액이 5억 원 이하여야 하는 등의 다른 조건에도 해당해야 합니다.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법원에 개인○○을 신청하면 빚을 한 번에 탕감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법원의 면책 결정이 나도 5년간 ‘○○자’라는 불명예를 안고 생활해야 합니다. 다음 중 ○○에 들어갈 낱말을 골라 입력해 주세요.

①선택 ②능력 ③파산 ④저축

◇응모 방법

▶퀴즈 응모하러 가기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 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5일(수) 오후 5시

△시상: 정답자 1명을 추첨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10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