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파티 농사… 단독주택 꿈살이가 다 모였네
이제 아파트를 평수로 나누는 시대는 접어야 한다. 마당이 있는 집, 이층집, 천장이 높은 집, 텃밭이 있는 집, 방이 많은 집, 옥상정원이 있는 집, 수영장이 있는 집처럼 정성적이며 질적인 기준으로 아파트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아파트는 더이상 아파트가 아닌 것이 된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차곡차곡 쌓아올려
주거의 본래 시작은 단독주택이었다. 단독주택이 모여 마을이 되고 집합 주택이 된 것이다. 어찌 보면 단독주택과 아파트, 집합주택은 구분할 필요조차 없는 것인지 모른다. 단독주택을 차곡차곡 쌓아놓으면 저절로 아파트가 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어린시절 살았던 동네를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그리스 산토리니나 서울 봉천동 달동네처럼 집들이 모여 산을 이룬 듯한 마을도 단독주택들이 쌓여 만들어진 아파트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여기서 제안하는 아파트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낸 단독주택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것이다. 먼저 내가 살고 싶은 집을 떠올려 보자. 어린 자녀를 둔 부부라면 집에서 마음껏 뛰어다녀도 다칠 염려가 없는 집을 원할 것이다. 위암에 걸린 후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이라면 인공 재배가 가능한 농장형 집을 생각해볼 수 있다. 친지를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즐기거나, 캠핑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텐트를 칠 수 있는 옥상이 있었으면, 하늘의 별을 실컷 볼 수 있도록 지붕이 열렸다 닫혔다 했으면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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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다양해야 공동체도 복원된다
단독주택형 아파트는 물리적인 환경이 쾌적한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에 더해 살아가는 동안 벌어지는 숱한 에피소드와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여 나만의 집이 되는 것이다.
요즘엔 아파트마다 커뮤니티센터와 노인정처럼 입주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센터를 지어놓았다고 공동체 문화가 복원되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는 옛날에 지은 것이든 커뮤니티 시설을 넣어 최신식으로 지은 것이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정도로 교류가 적다. 획일화된 공간에 살면서 옆집에 사는 누군가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아파트가 일반화되기 이전의 삶을 떠올려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서로 다른 집에서 다르게 해놓고 살던 시절엔 자연스럽게 이웃간에 오고 가는 것이 있었다. 몇 번 눈이 마주치고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면 서로의 집을 오가며 집안 구조와 살림살이만큼 다른 생각과 지혜와 에피소드를 공유했다.
결국 다양한 삶이 서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교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이의 태양열 하우스, TV 마니아를 위해 벽 전체가 TV 모니터로 이뤄진 디지털 하우스, 애완견 위주로 지어진 펫 하우스, 자동차 마니아를 위한 자동차 전시장 하우스…. 이런 집들을 쌓아올려 지은 아파트에서라면 ‘따로 또 같이’ 사는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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