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여러분이 열심히 살듯 멀리서 주어진 삶 살고있을 뿐”
“아프리카에선 조그마한 도움으로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저를 믿고 후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고려대 부속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백 씨는 1990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1993년부터는 더 상황이 열악한 말라위에 보건소와 유치원, 학교를 짓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돌입했다. 백 씨의 보건소는 5만 명이 거주하는 치무왈라 지역의 유일한 의료시설. 많을 땐 하루 600명의 환자가 찾아왔다. 그는 “말라위의 의료환경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막막할 때가 많았지만 현지 사람들을 보면서 점점 희망을 얻었다”고 밝혔다.
백 씨는 이날 시상식에서 “한국에서 여러분이 열심히 살듯이 단지 자리를 옮겨 주어진 삶을 살고 있을 뿐”이라며 “오히려 아프리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지내는데 상까지 받게 돼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태석상’은 외교부가 남수단 톤즈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영면한 고 이태석 신부를 기리고 아프리카 지역의 봉사자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했다. 시상식에는 이태석 신부의 형인 이태영 신부가 참석해 “동생에게서 받은 감동을 사랑과 나눔으로 실천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