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청 공무원 체육대회 참석자 적자 “통솔 못한 탓”계장 4명도 불러 2분 벌세워… 파문 일자 군청 “체벌 아니다”
17일 전남 화순군에서 열린 공무원 한마음 체육대회에서 홍이식 화순군수(마이크를 든 사람) 앞에 군청 간부 공무원 5명이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있다. 화순일보 제공
오후 들어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자 직원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면서 행사장 분위기는 썰렁했다. 장기자랑이 시작된 오후 3시 반경 운동장에는 400여 명이 남아 있었다.
주무대에 앉아 있던 홍 군수는 직원 장기자랑에 앞서 인사말을 했다. 그는 “직원들을 위한 자리인데 이렇게 자리를 비우면 되겠느냐. 이는 과장이 직원들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한 탓”이라며 A 과장(55)을 지목했다. 홍 군수는 웃으면서 “A 과장이 대표로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있으세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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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해프닝은 공무원들이 군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화순의 한 인터넷신문에 보도되면서 공무원 체벌 논란으로 비화됐다. 이 사진은 당시 한마음행사에 참석했던 한 직원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터넷신문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확산되자 화순군은 당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장난스럽게 벌을 서는 모습을 연출한 것뿐인데 체벌을 하는 듯한 장면만 부각됐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당시 무릎을 꿇었던 B 계장은 “사진에서처럼 나와 다른 동료 계장은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직원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박수를 쳤다”며 “장난스럽게 한 행동이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홍 군수는 화순에서 세 차례 도의원을 지낸 뒤 지난해 4월 재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화순=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