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 등 응분 조치 취하라” 격노… 檢 25일 간부회의추문 발생 지검장 사퇴… 피해자측 “강압적 성관계”
고개숙인 檢 사의를 밝힌 석동현 서울 동부지검장이 23일 점심시간에 맞춰 청사를 나오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석동현 서울동부지검장은 A 검사의 성 추문 사건과 관련해 이날 사표를 냈다. 석 지검장은 “관리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조직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사태를 접하고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A 검사는 동부지검에서 2개월간 실무수습을 받던 중 여성 피의자와 검찰청사에서 유사성행위를 하고 외부에서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24일 A 검사를 불러 B 씨에게 불기소를 약속하거나 위협해 성관계를 맺었는지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감찰본부는 불법행위가 인정되면 강제수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감찰본부는 광주지검의 강모 검사가 화상 경마장 관련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편파수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 사실이 검찰에 알려진 뒤 한 시간 정도 지나 곧바로 A 검사가 합의하자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내부감찰에 나서기보다 먼저 A 검사에게 합의를 종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 역사상 최대 위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 내부의 익명 게시판에는 성 추문 사건이 알려진 22일부터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는 글 수십 개와 댓글 수백 개가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검찰은 잇따른 악재를 타개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고심 중이다. 24일에는 한상대 검찰총장 주재로 대검 연구관(검사)이 모두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25일에는 대검에 근무하는 부장검사급 이상 간부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창봉·이승헌·장관석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