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리그때 약팀 히로시마 에이스… LA다저스때도 타선지원 못받아 뉴욕 양키스 이적 뒤 16승 펄펄
류현진
서부지역 명문 팀 LA 다저스로부터 2573만 달러(약 280억 원)의 포스팅 금액을 제시받은 류현진은 최근 다저스와 입단 교섭을 시작했다. 그러자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또 한 명의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37·뉴욕 양키스)의 이름이 거론됐다. 올해 양키스에서 16승 11패의 빼어난 성적을 올린 구로다의 목적지가 다저스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류현진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구로다는 양키스 잔류를 선택했다. ESPN 등 미국 언론은 21일 구로다와 양키스가 1년 1500만 달러(약 162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구로다는 다루빗슈나 마쓰자카처럼 한국 팬에게 낯익은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의 롤 모델이 될 만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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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류현진과 구로다는 닮은 점도 있다. 류현진은 한화에서 뛸 때 약한 팀 전력 때문에 ‘소년가장’이라 불렸다. 구로다 역시 시민구단으로 재정이 열악했던 히로시마의 에이스로 11시즌 동안 271경기에 등판해 103승 89패를 기록했다. 이 중 혼자 경기를 책임지는 완투를 74번이나 했다. 다저스 시절이던 2010년과 2011년에는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을 기록하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보다 패수가 더 많았다. 한 미국 언론은 “구로다가 변호사를 고용해 득점 지원을 하지 못하는 타자들을 고소해야 한다”고 꼬집었을 정도다.
구로다는 전 소속팀 히로시마에 대한 애정도 깊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건 히로시마 덕분이다. 다시 일본에서 뛴다면 무조건 히로시마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도 히로시마의 성적을 꼼꼼히 체크하는 등 멀리서도 응원을 보낸다고 한다. 그런 구로다는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딛는 류현진에게 많은 걸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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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