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일화 룰 협상 평행선
정책선거, 시민들의 선택은? 2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시민들이 교육정책 중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쪽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달 19일 열리는 대통령선거와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정책선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행사를 열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양측 협상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비공개 협상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해 2시간 만에 정회했다. 오후 6시 회의를 속개했지만 1시간 만에 헤어졌다. 안 후보 측은 이날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 비교’를 고수했다. ‘박근혜 대 안철수’, ‘박근혜 대 문재인’ 구도의 양자대결 여론조사를 한 뒤 결과를 비교해 높은 쪽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가상 대결에서 나타나는 지표가 중도층과 민주당 지지층까지 포함한 객관적 지표”라고 말했다.
전날 ‘적합도’ 방식을 주장한 문 후보 측은 수정안으로 ‘단순 지지도 조사 방식’을 제안했다.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중 누구를 야권 단일후보로 지지하십니까’라고 묻는 식이다.
안 후보 측은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던 공론조사를 21일 다시 제기했다. 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가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자기 측 배심원을 중앙대의원으로 할 수 없다며 거부한 지지자조사(공론조사)와 관련해 ‘그럼 민주당이 제시할 배심원 데이터를 가져와 얘기해보자’라고 새롭게 제안했지만 성의 있는 답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TV토론이 끝난 뒤 양측이 제시한 패널로 공론조사를 하자는 것이다.
이에 문 캠프 진 대변인은 “안 후보 측이 TV토론이 5시간 남은 오후 6시 공론조사를 들고 나왔다”라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시점이었다”라고 맞받았다. 안 후보 측이 양측 펀드 가입자를 공론조사 대상으로 삼자고 한 데 대해선 “양측 펀드 약관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문 캠프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 측이 ‘신종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로 주말(24, 25일)까지 여론조사를 늦추겠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문 후보 측도 이날 ‘주말까지 실시되는 집전화와 휴대전화 여론조사 꼭 받아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당원 등에게 발송했다.
여론조사 대상도 쟁점이다. 안 후보 측이 제시한 ‘가상 대결 비교’는 전체 유권자를 조사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혹은 박 후보 지지자 배제’를 요구했다. 다만 양측은 합의에 대비해 여론조사기관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 신경전도 최고조에 달했다. 문 캠프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은 캠프 회의에서 “누가 봐도 불공정한 방식, 꼼수가 숨어 있는 방식으로는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 측이 ‘중앙대의원 대상 공론조사’를 반대하자 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라디오에서 “당원을 스스로 믿지 못한다는 말이 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문 캠프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가상 대결에 대해 “박 후보 지지자가 역선택을 할 수 있다”라며 “조사결과를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의 단일화 협상팀인 김기식 의원 등은 최근 “역선택이 선거 결과를 뒤집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안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를 위해 문, 안 후보의 지지도 질문에서 박 후보 지지층을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오다 가상 대결 문구를 내면서는 “역선택을 생각하면 어떤 것도 조사할 수 없다”로 말을 바꿨다.
이남희·윤완준·손영일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