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천안함 이후 점등… 작년엔 김정일 사망으로 중단軍 “종교자유 보장” 긍정 검토
지난해 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켜지지 못했던 애기봉 성탄트리 등탑이 올해는 불을 밝힐 수 있을까. 1971년 세워진 애기봉 등탑은 2004년 6월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제거하기로 한 제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 이후 철거됐다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 이후 다시 불을 밝힌 바 있다.
18일 군 당국에 따르면 최근 일부 기독교단체가 애기봉(경기 김포시)과 평화전망대(강원 철원군), 통일전망대(강원 고성군) 등 최전방 지역에 성탄트리 등탑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해 왔다.
군은 종교 및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고위 관계자는 “성탄 등탑 설치는 연례적 종교행사로서 북한의 상황 등을 고려해 추진 여부를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승인할 경우 성탄트리 등탑은 다음 달 중순 설치 작업과 시험 점등을 거쳐 23일경 점등식을 갖고 내년 1월 초까지 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초 북한은 애기봉 등탑 설치 계획에 대해 “반공화국 심리 모략전을 본격화하겠다는 속셈”이라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에 군은 애기봉 전망대에 방호시설 보강작업을 병행하고 병력과 타격전력을 증강 배치했지만 김정일이 사망하자 비상사태에 처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점등식을 취소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