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노숙인이 그동안 상습 폭행에 시달린 사실이 새롭게 밝혀져 경찰이 재조사에 나섰다.
앞서 노숙인 진모 씨(54)는 11일 오후 4시 23분께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화장실 내 장애인 칸에서 변기에 앉아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진 씨가 술을 마시면서 평소 앓고 있던 심부전증과 폐렴 등의 질병이 도진 것으로 보인다"는 법의관의 의견을 토대로 지병에 의해 숨진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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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진 씨가 숨진 채 발견된 다음날인 12일에 진 씨는 부산지방법원에서 재판 중인 폭행사건의 피해자로 증언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사망 이틀 전인 9일 증언포기 강요와 상습 폭행에 시달리며 신변에 위험에 느낀다는 취지로 작성된 진 씨의 진정서가 재판부에 제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이다.
진술서에는 폭행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가해자 김모 씨(50)가 친구 A씨(55)를 통해 자신과 동료 노숙인에게 증언포기를 요구하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상습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7월 3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술에 취한 채 폭언을 하며 진 씨와 또 다른 노숙인에게 폭행을 가한 혐의로 8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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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