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大교수 배출… 취업률 100%… SCI 논문 年 100편…
“저도 세계적인 과학자가 돼 하버드대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해 11월 학부 신입생을 선발하는 면접시험 자리에서 ‘어떤 인재로 성장하고 싶은가’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한 지원자가 이렇게 답했다. 대답을 듣고 놀란 면접관은 없었다.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상황은 KAIST, 서울대, 포스텍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손꼽히는 대학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지방대인 전북대 고분자나노공학과에서 있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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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고분자나노공학과는 ‘1년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학술지 게재 논문 100편 이상 발표’ ‘졸업생 취업률 100%’ 등 유명대도 하기 힘든 성과를 내고 있다.
흔히 지방대라고 하면 연구 활동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이 드물고, 장비나 예산도 부족해 제대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내 지방대에서 이런 편견을 깨고 세계적인 수준의 인재를 배출하고 연구 성과를 내는 학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북대 고분자나노공학과는 고분자와 나노소재 공학을 기본으로 하는 융합학과로 1993년 설립됐다.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외에도 의용생체공학, 디스플레이,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연구를 한다.
학과장인 강길선 교수는 “교수, 학부생, 대학원생, 취업한 졸업생 등이 서로 밀어 주고 끌어 주는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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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북대 고분자나노공학과의 교수는 9명, 대학원생은 104명이다. 연간 SCI 저널 게재 논문은 2000년 10편에서 2004년에는 79편으로, 지난해는 이 학과에서 파생된 ‘BIN 융합공학과’ 연구를 포함해 118편으로 증가했다.
지방대 신설 학과가 빠른 속도로 국내 유명대 수준으로 올라선 비결로 전공의 벽을 넘은 ‘융합 연구문화’를 꼽을 수 있다. 학생에게 다양한 학문을 가르치기 위해 교수를 채용할 때 출신과 전공이 겹치지 않게 했다. 또 학부 수업과 대학원 연구 과정을 연계해 연구와 교육을 통합적으로 실시한 것도 힘이 됐다.
▼ 경북대 물리 - 동의대 화학과도 ‘세계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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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재 교과부 기초연구정책관은 “지방대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등 연구개발(R&D) 지원을 늘려 왔다”며 “지역경제 생태계가 과학기술 중심형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지방대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