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옥 소비자 시민의 모임 회장
이러한 논란과 관심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알뜰주유소이다. 알뜰주유소는 기존의 유통구조에서 가격을 최대한 절감해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판매하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L당 100원이 저렴한지의 논쟁에만 휘말리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알뜰주유소는 유통시장에서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주변 지역 가격을 인하시키는 효과이다. 알뜰주유소 자체 기름값이 L당 100원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알뜰주유소 주변 반경 1km 이내 평균 세 곳 주유소의 가격을 다른 지역보다 L당 40원 정도 내리게 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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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적인 시장이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므로 정유사가 공급하는 가격과 주유소가 요구하는 가격이 서로 충족되는 선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석유공사와 농협이라는 새로운 공급원의 등장은 정유사에 대한 주유소의 가격협상력을 높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들과 같이 구매력(bargaining power)을 가진 공급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
물론 알뜰주유소가 가지는 효과는 크지만 그에 따르는 문제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알뜰주유소에는 시설자금 외상구매 등 금전적인 혜택이 부여되기 때문에 그만큼 신용도 문제는 사전에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 가짜석유 등 품질 문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는 알뜰주유소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알뜰주유소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주유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사업자를 선정할 때 경제적 도덕적인 면에서 엄격하게 관리해 소비자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통구조 개선정책이란 지금 눈앞에 원하던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이를 통해 우리나라 석유시장의 유통구조가 투명하고 경쟁적으로 바뀐다면 앞으로 국제유가의 급등 및 급락이라는 충격이 발생했을 때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는 완충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막 시작한 유통구조 정책이 개선작업을 거쳐 우리 시장에 정착되도록 소비자가 믿고 기다려주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김재옥 소비자 시민의 모임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