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황선홍 감독, FA컵 우승에 감격의 눈물
황 감독이 밝힌 우승의 원동력은 칭찬. 시즌 초반 성적에 급급할 때 선수들이 심리적인 압박을 느껴 플레이가 되지 않자 숙소에 보드를 만들어 특정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도록 했다. 황 감독도 승리했을 때나 선수들이 잘했을 때 “여러분이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등 메시지를 남겼다. 선수들에게 직접 특정 문제에 대해 물어봤을 때 제대로 대답을 안 해서 생각해낸 아이디어였다. 황 감독은 “성적은 내가 신경 쓸 테니 너희는 즐겁게 공을 차라”며 칭찬릴레이를 이어가자 선수들 표정이 밝아졌다. 심리적으로도 편안해졌다. 그리고 황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기다렸다. 그러자 우승이 찾아왔다. 황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지도자로서 한 걸음을 뗐다고 생각한다. 이제 열 걸음, 백 걸음 뛸 수 있게 더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1993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포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포항 레전드’ 출신이다. 2007년부터 맡았던 부산 아이파크를 떠나 2010년 말 포항으로 온 것도 선수 시절의 영광을 지도자로서도 재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황 감독은 “포항으로 오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 클럽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는 것이 목표였다. 그 꿈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더 큰 날갯짓을 약속했다. 포항은 FA컵 우승으로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