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코치. 스포츠동아DB
광고 로드중
롯데 박정태 타격코치(사진)는 결연했다. 1992년 해태와의 플레이오프(PO) 5차전을 앞두고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이겨야 한다’는 정신으로 나갔던 그 때처럼.
롯데 선수단은 22일 SK와의 PO 5차전이 열린 문학구장에 평소보다 일찍 나왔다. 오후 2시30분쯤 도착했는데, 박 코치는 “분위기에 적응 좀 하라고 일찍 왔다”고 밝혔다. 21일 휴식에 이어 22일에도 비가 내린 바람에 이틀간 실외타격훈련을 못했다. 롯데가 불리한 조건이라고 하자, 박 코치는 “상관없다. 오늘은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로 하는 날”이라고 답했다. 기술, 전술을 논하기에 앞서 최종 5차전은 정신력으로 붙는다는 의미였다. “5차전은 오직 희생만이 있는 것이다. 발목이 아픈 조성환도 1루수로 나간다”고 밝혔다.
평소 선수단에 주문을 많이 하지 않고, 큰형처럼 보듬어주는 박 코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에는 ‘롯데의 혼’이었던 선수시절처럼 자주 미팅을 연다. 5차전을 앞두곤 “롯데 선배들이 다 보고 있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1984년 한국시리즈 우승 영웅인 고 최동원 선배의 정신을 떠올리자는 마음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광고 로드중
그러나 하늘은 끝내 박 코치의 바람을 외면했다. 5차전 패배 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박 코치의 뒷모습이 유난히 쓸쓸하게 다가왔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