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원 이상 행사 수주경험’ 조건에 지역업체들 반발
인천에서 열릴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개·폐막식 공연기획사 선정 기준을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아경기 폐막식 장면. 동아일보DB
○ 공연 기획업체 선정 기준 논란
올여름 런던 올림픽의 개·폐막식은 비틀스, 제임스 본드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스타를 총동원해 자국의 문화예술 수준을 한껏 과시했다.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개·폐막식은 런던 올림픽(700억 원)과 비교해도 훨씬 많은 액수인 1000억 원가량을 투입해 세계 스포츠계를 놀라게 했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AG)조직위원회’ 박병진 문화홍보본부장은 “국제경기의 개·폐막식은 대회 성패를 가늠할 정도로 중요한 행사”라며 “가장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세계인이 놀라는 개·폐막식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AG조직위는 이런 기조에 따라 대행사 공모안을 9일 발표했다. 하지만 선정 기준이 너무 높아 사실상 대기업 계열인 공연기획사 정도가 아니면 참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직위는 ‘최근 3년 이내 30억 원 이상의 단일 문화예술행사를 수주한 경험이 있는 업체’로 자격을 제한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조건을 갖출 수 있는 업체는 삼성, 현대, SK, LG 등 대기업 소속의 공연기획사 10개 정도”라고 지적했다.
○ 억지 논란도 일어
그러나 시민단체 등은 업체 선정 시 일정 비율 이상 지역업체와 컨소시엄 구성을 의무화해 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법규 위반이라 적용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억5000만 원 이상의 행사 준비를 위해 경쟁 입찰을 할 때 지역업체 할당 비율을 명시하는 것은 국가계약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