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번째 완전양식 파란불
한국 연구진이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민물장어(뱀장어) 인공종묘 생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민물장어의 대량생산이 활성화돼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연구단은 민물장어의 수정란에서 부화한 3mm 길이의 유생(렙토세팔루스)을 256일 만에 양식이 가능한 ‘종묘’로 변태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국내 민물장어 양식은 자연산 종묘를 잡아 양식장에서 기르는 ‘불완전 양식’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인공종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심해환경의 조성, 적합한 먹이 개발 등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민물장어는 수심 200∼300m 바다에서 부화해 살다가 6개월 뒤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특성이 있다.
손재학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종묘를 직접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모든 사육 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완전 양식’의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민물장어의 자연산 종묘는 최근 kg당 가격이 35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 ‘황금 종자’라 불린다. 자연산 종묘 주요 수출국인 대만 등이 자국양식 산업 보호를 이유로 수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원장은 “일본이 40년 걸린 일을 우리는 5년 만에 성공했다”며 “8조6000억 원 규모의 아시아 시장도 우리가 먼저 선점할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합쳐 대량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