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문학서 김광현-유먼 선발 대결
“홍성흔 선배가 미디어데이에 참석하면 꼭 졌는데…. 이번엔 안 나왔으니 꼭 이길 거다.”(롯데 황재균)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1차전 개막을 하루 앞둔 15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펼쳐진 미디어데이 현장이 그랬다. 지난해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은 입담을 앞세워 기 싸움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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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만수 감독은 지난해 감독대행 신분으로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잡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럼에도 올해 플레이오프는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 선수들의 달라진 눈빛을 봤다. 하지만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러 SK 야구의 매운맛을 보여 주겠다.”
1999년 플레이오프 이후 13년 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승리한 롯데 양승호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그는 “정규리그에서 2위를 한 지난해는 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는 입장이었지만 올해는 4위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러 부담이 없다”고 했다. 그러고는 “SK가 양보해주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패한 것을 올해 우리가 대신 갚아주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김광현 vs 유먼
SK는 시즌 도중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에이스 김광현을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이만수 감독은 “성준 코치가 만류했지만 내가 광현이를 밀었다. SK 하면 김광현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한을 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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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현을 잡아라 vs 정대현이 지킨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로 총 36억 원을 받고 SK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긴 투수 정대현을 두고는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정대현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연속 세이브를 올렸고, 4차전에서는 구원승을 거두며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양 감독은 “정대현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해준 만큼만 던지면 된다”며 각별한 신뢰를 보였다.
정대현을 바라보는 SK 선수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정근우는 “대현이 형의 강한 눈빛을 SK에서는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반면 이호준은 “대현이가 잘 흥분하기 때문에 약을 올려 데드볼을 맞고서라도 1루에 나가겠다”고 자극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16일 오후 6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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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