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시장 선점” 사활건 전쟁
올해 정부는 중기세포 연구에 지난해보다 67.1% 증가한 1004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하지만 미국과 EU 일본 등 선진국도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줄기세포를 만들고 있는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연구진. 동아일보 DB
○ 한국 주춤하는 사이 美-日 약진
한국이 신뢰성과 윤리적 문제로 줄기세포 연구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줄기세포 연구에 집중 투자해 세계 줄기세포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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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윤리적인 문제를 피해갈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지키고 있다. 교토대는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를 중심으로 iPS 연구소를 2010년 설립했다. 대학 내에 흩어져 있던 18개 연구그룹 120명을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일본에서 발표한 iPS 관련 논문은 105편으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02년 출범한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이 줄기세포 연구를 주도했다. 40개 연구그룹 총 500명이 참여한 이 연구단은 줄기세포은행을 운영하는 등 연구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인프라 등을 구축한 뒤 올해 사업을 종료했다.
연구 규모는 작지만 iPS 연구도 개별 연구자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승권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팀은 체세포의 역분화를 유도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으며 이상훈 한양대 의대 교수팀은 iPS 를 이용해 파킨슨병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울산과기대는 2010년 iPS 연구자들을 한데 모아 한스쉘러줄기세포연구센터를 열기도 했다.
○ 기초 투자와 연구인력 부족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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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줄기세포학회장인 오일환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정부 예산이 줄기세포 치료제와 같은 실용화나 산업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는 연구자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관련 연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정범 울산과기대 한스쉘러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한국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책임자급 인력은 100여 명에 불과하고 주목받는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연구의 다양성이 부족해졌다”며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를 하려면 새로운 분야에 꾸준히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상용화에서는 ‘자신감’
하지만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는 한국도 약진하고 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교수는 내년에 일본 이화학연구소에서 시력 감퇴를 겪는 환자에게 iPS를 활용한 시력 회복 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PS를 사람에게 적용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하지만 iPS 연구를 상용화하는 과정에는 해결할 과제가 많다. 체세포를 iPS로 역분화시킨 뒤 원하는 세포로 다시 분화시키는 과정에서 종양이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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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S 외의 줄기세포 분야에서는 한국이 먼저 상용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줄기세포 치료제 3종을 허가했다. 세계 줄기세포 시장은 성체줄기세포 관련 치료제가 주도하고 있으며 앞선 3종도 모두 성체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제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퇴행성관절염 및 크론성 누공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해 22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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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ymkim@donga.com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