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곽 텍사스大 교수 방한
세계적인 암 연구가 래리 곽 미국 텍사스대 교수(53·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2009년 신개념 암 백신 개발로 이듬해 ‘타임’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꼽힌 그는 요즘 의사나 학자가 아닌 ‘아버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방한도 암 학회 참석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론’ 설파를 위한 것이다.
세계적인 암 임상연구기관인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6월 자신의 자녀양육론을 담은 책 ‘아이의 잠재력을 깨워라’(푸르메)를 한국에서 낸 뒤 ‘부모를 위한 부모 멘토’로 주목받았다. 학계에서 가장 바쁘고 유능한 그가 전하는 “일보다는 가정” “생업 전선에 지쳐도 귀가 후 5분이라도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라”는 ‘따뜻한 아빠론’이 공감을 얻어서다. 곽 교수는 ‘가운’을 벗고 아버지로서 ‘자녀양육에서 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10일 오후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간증을 했고, 1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두란노아버지학교에서 대담을 한다.
비 오는 창가에 앉은 아버지를 흘깃 본 곽 박사는 “아버지는 늘 바쁘셔서 제가 축구경기를 할 때도 찾아오지 않으셨는데 나중에 자녀를 낳으면 나는 안 그래야겠다고 생각한 게 제 양육법으로 이어졌다”며 웃었다. “책을 낸 뒤 ‘한국의 교육 현실에는 맞지 않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하지만 자녀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인격을 형성하는 데 아버지는 빠져선 안 되는 존재라는 건 분명하죠.”
곽 박사는 “학자로서는 물론 암 정복이 목표죠. 아버지로서도 할 일이 남았습니다. ‘1기’에서 그들에게 삶을 사는 도구를 제공했다면 ‘2기’는 직장을 구하고 결혼할 때까지죠. 아이들과 대화를 멈추지 않을 작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