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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얼음 기록적 감소… 올겨울에도 한파-폭설 덮친다

입력 | 2012-09-26 03:00:00


올해 2월 크로아티아의 아드리아 해 항구도시 센의 한 부두 방파제 가로등이 ‘눈기둥’으로 변한 모습. 당시 유럽에는 강풍과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닥쳐 수백 명이 숨졌다. 올해도 지난겨울 못지않은 추위가 예상돼 피해가 우려된다. 센=AP 연합뉴스

 

2010년 12월 미국 동북부에 62년 만의 폭설이 내려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유럽에도 기록적인 폭설로 항공대란이 일어났다. 해가 바뀌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월에는 미 동북부에 체감온도 영하 50도의 한파가 닥쳤다. 한국을 비롯해 동북아시아에도 겨울 내내 강추위가 이어졌다. 올해 1월 우크라이나에서는 한파로 131명이 사망하고 20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폴란드 53명, 루마니아 34명, 세르비아 9명 등 사망자가 줄을 이었다. 미국 시애틀에도 폭설로 9만 가구가 정전되고 국제공항이 폐쇄됐다.

○ 재앙의 전조?

지구에 갑자기 빙하기가 닥친다는 영화 ‘투모로우’를 연상케 하는 현상이 최근 2, 3년 사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두 번의 겨울 한파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온난화다. 따뜻한 날씨는 북극바다를 뒤덮은 얼음을 녹아내리게 했다.

북극 상공에는 제트기류가 마치 소용돌이처럼 회전하고 있다. 이 소용돌이는 주기적으로 강해졌다가 약해지는 현상을 반복하는데 이를 북극진동이라고 한다. 공기가 차면 북극진동이 안정적으로 나타나지만 따뜻해지면 균형을 잃게 되고 이때 차가운 북극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한파가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올해도 북극의 날씨가 심상찮다는 것이다. 북극의 날씨 변화를 상징하는 해빙(바다를 덮은 얼음)의 면적이 역대 최소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9월 10일부터 7일간 북극 해빙의 평균 면적은 355만9380km²로 관측됐다. 이는 지난해 9월 440만6880km²보다도 작고 종전 역대 최소였던 2007년 9월 436만1880km²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본보 21일자 A23면 북극 얼음면적 최소치 또 경신

북극 해빙의 면적은 보통 3월에 가장 크고 9월에 가장 작다. 이미 북극 해빙 면적은 8월 넷째 주에 431만9000km²를 기록해 2007년 최저치보다 줄어들어 신기록 경신을 예고했었다. 북극 해빙의 기록적인 감소로 올겨울 다시 한파가 지구를 덮칠 것으로 우려된다.



○ 우리나라도 올겨울 강추위

한국도 이미 두 번 연속 극심한 한파를 경험하면서 추위의 공포를 체감했다. 2010년 12월 24일부터 이듬해 1월 31일까지 무려 39일이나 한파가 지속된 것. 2월 11일부터 나흘간 강원 동해시에 102.9cm의 눈이 내리는 등 동해안지역의 폭설로 717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초에도 2월까지 추위가 심했다.

지난 두 번의 겨울철 평균기온은 각각 영하 0.7도와 영하 0.4도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0.6도)보다 1도 이상 낮은 것이다. 평균 최저기온 및 최고기온도 평년 수준보다 모두 낮게 관측됐다.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미만인 날도 19일(2010∼2011년), 11.7일(2011∼2012년)로 평년(10.6일)보다 많았다.

올겨울에는 예년보다 이른 12월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12월에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추운 날이 많고 기압골이 지나가며 지역에 따라 많은 눈을 뿌릴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두 번의 겨울 못지않은 한파가 닥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특히 올겨울에는 추위가 일찍 찾아오고 날씨 변동도 심할 것으로 예상돼 각 분야에서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채널A 영상] 유럽엔 얼음꽃 워싱턴엔 벚꽃…전세계 이상기온 원인은?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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