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최다 5연패 빠져 김병현 86일 만에 선발승… 살아난 뱀 직구 6이닝 1실점
넥센 김병현은 4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서 겁 없이 공을 던지던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하지만 올해 국내 무대를 밟은 김병현의 공은 평범했다.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난타당하는 경기가 많았다. 8월까지 선발 등판한 9경기 성적은 2승 5패에 평균자책 6.64. 결국 지난달 1일 SK 전을 마지막으로 선발 보직을 내려놓고 불펜을 맡았다.
그런 김병현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김시진 전 감독이 퇴진한 뒤 지휘봉을 잡은 김성갑 감독대행이 남은 경기 동안 김병현을 선발 등판시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김 전 감독이 김병현의 선발 기용을 놓고 구단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었기에 의외의 결정이었다. 김병현은 20일 안방인 목동에서 50일 만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마침 상대는 6월 1일 그에게 국내 무대 첫 패를 안긴 롯데였다.
김병현은 공 87개로 6이닝을 7안타 1실점으로 막고 시즌 3승째(6패)를 올렸다. 6월 26일 목동 두산 전 이후 86일 만의 선발승. 스트라이크 비율이 71%(62개)에 이를 만큼 제구가 완벽했다. 볼넷은 한 개도 없었다. 김병현은 “공 120개를 던지기로 했었는데 (6회 황재균의) 번트를 수비하다 발목이 삐끗해 일찍 내려왔다. 내 투구는 100점 만점에 85점을 주고 싶다”며 웃었다.
3-1로 승리한 넥센은 김 전 감독 경질 이후 3연승을 달렸다. 반면 롯데는 장단 13안타를 날렸지만 타선의 집중력이 부족했다. 만루 기회를 4번이나 얻었지만 1득점에 그치며 올 시즌 최다인 5연패에 빠졌다.
삼성은 광주에서 KIA를 5-0으로 이겼다. 삼성은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짓는 ‘매직넘버’를 ‘9’로 줄였다. 한화는 잠실에서 LG를 3-1로 꺾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