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45%를 돌파하며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은 ‘넝굴째 굴러온 당신’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는 “‘넝굴당’ 보느라 계절이 바뀐 줄도 몰랐다는 시청자들의 칭찬이 있었기에 무사히 집필을 마칠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시청률 45.3% 종영, ‘넝굴당’ 박지은 작가
진솔한 배우 김남주와 세 번째 호흡
솔직한 일상…시청자도 쉽게 몰입돼
넝굴당과 함께 한 1년 이젠 허전함이
좋은 배우-제작진과 만남 행운이었죠
영화나 드라마를 끝낸 배우들을 만나면 종종 “아직 캐릭터와 완전히 이별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는 한다. 작품에 대한 허전함과 아쉬움이 묻어나는 이 말은 비단 배우들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박 작가는 “오늘 아침에도 인터뷰를 취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며 “진짜 별로 할 말이 없는데 괜찮겠냐”는 말을 반복했다. 바꿔 해석하면 “하고 싶은 얘기는 작품을 통해 모두 다 쏟아냈다”는 말이었다.
그의 말처럼 ‘넝굴당’은 톱스타 김남주의 첫 KBS주말극 도전이라는 점을 시작으로, 박지은 작가와 김남주의 세 번째 호흡, 명품 배우들의 재발견, 입양 등 사회 문제 정면 돌파, 최고 시청률 45.3% 등 갖가지 기록들을 탄생시키며 ‘국민 드라마’로 사랑받았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과 ‘역전의 여왕’의 성공으로 ‘흥행작가’ 대열에 오른 그였지만 사실 처음에는 긴 호흡의 가족극 제의를 받고 고민이 많았다. “원래 가족극은 너무 좋아하지만 30대인 내가 가족극을 맡는 게 자신이 없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연륜이나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주위에서 힘을 많이 얻었다.”
박 작가의 작품에 ‘중독’돼 출연을 결정한 김남주도 큰 힘이 됐다. “배우가 갖춰야 할 조건 중 1번은 단연 연기력이다. 그런데 그 연기력이 테크닉이 아닌 진심이 우선인 배우들이 있다. 김남주는 그런 연기자다. 진심이 느껴지는 배우이기 때문에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몰입하기 쉽고, 공감해준다고 생각한다.” 배우가 아닌 자연인 김남주에 대해서도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할 정도로 솔직하고 진실하다. 사람을 대할 때나 연기에 임할 때도 마찬가지다. ‘배우 김남주’와 ‘자연인 김남주’를 나누는 것조차 무의미하다”며 웃었다.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줬던 배우와 시청자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드라마를 보면서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됐다는 60대 시청자의 따뜻한 시청소감이 힘이 됐고, 제 대본을 칭찬해주신 강부자, 윤여정 선생님의 말씀에 글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끝내고 나니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여러 사람과 갑자기 헤어져야 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동안 핵가족의 일환으로 살았던 내가 ‘넝굴당’을 통해서 대가족의 일환으로 살아본 느낌이다. ‘넝굴당’처럼 좋은 배우들과 제작진을 만난 건 작가로서 정말 큰 행운이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