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박경리 문학상’ 최종 후보 4인 릴레이 소개]<4>美 소설가 앨리스 워커
《미국 남부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현대 흑인 인권운동을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한 소설가 앨리스 워커(68). 199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토니 모리슨 이후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그가 박경리 문학상 최종심에 포함됐다. 심사위원들은 “‘컬러 퍼플’과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 번째 인생’을 중점 심사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인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의 도움을 받아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문학을 전한다.》
박경리 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미국 작가 앨리스 워커. 미국 남부의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그는 평생 문학을 통한 흑인 인권 개선에 힘썼다. 2004년 방한해 서울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연합뉴스
워커의 이름을 전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은 1983년 ‘컬러 퍼플’이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퓰리처상과 전미(全美)도서상을 받았고, 미국문학평론가협회 최우수상도 수상했다. 미국 조지아 주의 농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사회 문화적으로 최하위에 속하는 흑인 여인들을 포함해 다양한 인권 문제를 다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1986년 동명의 영화로 만들었다.
워커는 남성의 폭력적인 억압을 받고 있는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며 ‘우머니스트(womanist)’란 단어를 처음 사용했는데, 이는 당시 페미니스트 운동을 백인 여성이 주도하는 데 대한 반발이었다. 우머니스트는 보통 ‘유색인 페미니스트’를 뜻하는데,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어른스럽고, 성숙하고, 책임 있는 행위를 하는 흑인들을 뜻하는 민속적 표현에서 나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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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때 초등학교에 들어간 워커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를 들으면서 남몰래 글을 쓰기 시작했다. 여덟 살 때 오빠가 쏜 장난감 총에 한쪽 눈이 맞았는데 다행히도 열네 살 때 수술을 받고 시력을 회복했다. 그는 이 경험으로 외상(外傷)이 하나의 축복처럼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됐고, 이때부터 사람과 사물을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게 된다.
1965년 뉴욕 시 부근 세라 로런스대를 졸업한 워커는 고향인 조지아 주로 돌아가 에세이 ‘공작새를 넘어서’ ‘꼭 같은 강 두 번’, 소설 ‘즐거움의 비밀을 소유하는 것’ 등을 집필했다. 작가로서 일생 동안 글을 쓰면서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들이 가진 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의 글쓰기는 이러한 힘을 얻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모델을 찾는 과정이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