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벽 넘을 ‘한국의 에디슨’ 수백명 기를 것”
발명왕 ‘정디슨’으로도 불리는 정희윤 씨는 올 1월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동문 10명과 캄보디아에서 현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캠프를 열었다. 그는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발굴해 육성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인하대 제공
인하대에 재학 중인 정희윤 씨(25·정치외교학과 3학년)는 주변에서 ‘정디슨’으로 통한다. 워낙 발명에 재주가 많아 각종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그의 발명품은 주로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택시 요금계산기는 그런 발명의 일환. 택시 요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는 과정에서 택시를 길가에 세워두다 보니 본의 아니게 정체현상을 빚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정 씨가 발명한 기계는 이동 도중 요금을 차 안에 설치된 기계에 미리 넣는 것. 목적지에 도착하면 운전사가 버튼으로 거스름돈을 돌려주는 식이다. 도착해서야 돈을 꺼내고 거스름돈을 돌려받는 시간을 단축한 것. 정 씨가 직접 측정한 결과 요금을 내고 거스름돈을 돌려받는 데 낮에는 25∼40초, 밤에는 30∼45초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기계를 사용하면 단 몇 초 만에 요금 지불이 끝난다.
정 씨가 이렇게 발명한 제품은 총 1000여 개에 이르며 이 중 특허청에 등록한 특허출원과 실용신안도 상당수다.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상을 비롯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하지만 그는 발명가의 꿈을 접고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매진할 생각이다.
정 씨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가 좋다고 하지만 실용화까지 가는 데 엄청난 돈이 들어 함께하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창의성을 가진 인재를 키우는 일에 매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수원시 파장동에 ‘정디슨 인재개발 연구소’를 설립하고 100여 명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과학과 창의성 교육을 하고 있다. ‘창의적인 세상,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이 슬로건. 그를 비롯해 역대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 50여 명이 강사로 나선다.
정 씨는 “다양한 창의성을 가진 아이들이 입시 위주 교육 때문에 자기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그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해 키워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