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우스는 항상 자신의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동아일보DB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쓴 ‘오디세이’에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사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진퇴양난(進退兩難)’과 같은 의미다. 오디세우스는 사람을 홀리는 마녀 세이렌의 치명적인 노래를 뒤로하고 두 개의 절벽 사이를 지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쪽엔 6개의 머리를 지닌 스킬라라는 괴물이 있고, 다른 한쪽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소용돌이인 카리브디스가 있다. 마법에 능한 여신 키르케는 당황한 오디세우스에게 “6개의 머리를 지닌 괴물은 한 번에 6명의 목숨밖에 앗아갈 수 없으니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카리브디스보다 낫지 않으냐”고 조언한다. 오디세우스는 스킬라 쪽을 선택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며 대장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오디세우스의 태도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갈등의 상황과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이렇게 외쳤다. “이번 일도 언젠가는 우리에게 추억이 될 것이다. 이번 고난은 우리가 겪은 수많은 고난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