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생초보 맞춤교육 서울시 ‘열린 자전거 교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앞에서 5일 열린 ‘초보자를 위한 열린자전거교실’에 참여한 사람들이 강사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자전거 타기 교육을 받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울려 퍼진 외침이다. 45명이 형광주황색 조끼를 입고 자전거를 옆에 세운 채 두 줄로 섰다. 강사가 호루라기를 불자 사람들이 운동장에 그려진 흰 선을 따라 자전거를 끌기 시작했다. 선두에 선 강사가 호루라기를 한 번 불면 출발하고 두 번 불면 정지하기를 몇 차례 반복하자 바퀴가 꼬여 멈춰서거나 나동그라지는 사람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초보자를 위한 열린자전거교실’ 9월 첫 강의 시간. 첫 수업은 약 2시간에 걸쳐 자전거 안전수칙, 관련 교통법규 등 이론을 배운 뒤 운동장에 나가 자전거를 직접 끌어보는 순서로 구성됐다. 강사 이은주 씨(48)는 “수강생 중에 자전거를 무서워하는 분이 많기 때문에 끌기를 통해 자전거와 친해지는 연습하는 것”이라며 “끄는 게 자연스러워져야 탈 때도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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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교실 수강생 대다수는 “자전거를 만져본 적도 없다”거나 “자전거 타다 넘어진 경험 때문에 무섭다”는 50, 60대 여성. 운동장에 나서기 전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데만 20여 분이 걸릴 정도였다.
마포구에서 잠실까지 수업을 들으러 왔다는 이현숙 씨(66)는 “자전거 핸들도 잡아본 적 없는 나 정도의 초보자를 위한 강습은 찾기 어렵고, 동호회에 가입하려니 잘 타는 사람들만 있을 것 같았다”며 “자전거를 잘 배워 낙동강 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온 박성식 씨(64)는 “아내를 가르쳐주려고 했는데 도무지 요령을 몰라 찾아왔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수강하게 됐다”며 “수강을 마친 뒤 영등포구에 있는 집에서 선유도 공원까지 아내와 함께 돌아보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열린자전거교실을 통해 자전거 타는 재미를 알게 된 수료생들은 강의가 끝난 뒤에도 동창회(cafe.daum.net/sbikeclassmate)를 결성해 초보자용 코스를 달리는 번개 모임을 매주 금요일 열고 있다. 7월 교실을 수강한 고선심 씨(45)는 “‘자전거를 탄다’는 못 이룬 꿈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다”며 “자전거를 배운 뒤로는 스스로 체력관리도 하게 되고 더 잘 타고 싶다는 목표가 생겨 즐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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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