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진(보성고)이 9일 남고부 -81kg급 결승에서 정승현(대전체고)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교 2학년인 이문진은 전 경기 한판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김천|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보성고 이문진 부상 속 우승 괴력
일주일전 오른발목 부상…발기술 못써
상체로 상대 쓰러뜨린 뒤 누르기 한판
아버지는 북한국가대표 출신 부전자전
3형제 모두 유도인…“올림픽 금 딸 것”
이문진은 사실 이번 대회 불참을 심각히 고려했다. 1주일 전 훈련 도중 오른 발목을 다쳤기 때문이다. 유도선수에게 오른 발목 부상은 모든 다리 공격 기술을 잃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문진은 출전을 강행했고, 놀랍게도 전 경기 한판승으로 남고부 -81kg급 우승을 차지했다.
한판승의 비결은 ‘누르기’였다. 다리 기술을 못 쓰는 상황이지만, 방어에만 치중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결정한 전술은 상체로 상대를 쓰러뜨린 뒤 누르기로 끝내는 작전이었다. 다리기술 없이 누르기로만 전 경기 한판승을 해냈다는 것은 곧 고교무대에 그의 적수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이미 이문진은 고교 국가대표 상비군에 속해 있다.
북한유도국가대표 출신 아버지 이창수 씨와 대만 출신 어머니 진영진 씨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난 이문진은 형 호진(용인대), 동생 위진(보성중)과 함께 유도가족이다. 동생 이위진도 중학 수준에선 천하무적으로 유명하다.
아버지에게 둘째아들은 각별하다. 탈북한 뒤 남한에서 사업실패로 실의에 빠진 나머지 알코올 중독 상태까지 갔지만, 문진이가 “내가 유도를 하면 아버지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유도에 입문하자 바로 술을 끊었다.
김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