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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명품 백? 난, 프린트해서 들고 다닌다”

입력 | 2012-09-07 03:00:00

■ 페이크 백 인기몰이




명품보다 더 다채롭고 위트 있으며 실용적인 페이크 백이 인기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편집매장 힐앤토트에는 여우 털이 달린 V°73의 가을겨울 신상품이 나와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여자들이 동경하는 ‘잇백’을 알 수 있는 방법. 예전에는 ‘짝퉁시장’의 모조품이 인기의 증거였다면 요즘엔 떳떳이 잇백을 확인하고 누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인기 명품 가방을 에코백에 그대로 프린트한 이른바 ‘페이크 백’을 보면 되는 것이다. 캔버스 가방에 명품 그림만 있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다채로운 색깔과 색다른 디자인을 가미해 그 자체로 잇백 대열에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명품 디자인을 차용한 게 아니라 이를 패러디하고, 위트 있게 선보이는 게 페이크백의 매력이다.

에르메스 스타일

1000만 원을 훌쩍 넘는 에르메스의 레전드 백 버킨과 켈리. 이 가방들은 이미 클래식 디자인으로 자리 잡아 다른 명품 브랜드에서도 차용할 정도다. 홍콩 브랜드인 ‘진저’는 영민하게 에르메스에 대한 여성들의 동경을 위트 있게 풀어냈다. 천 가방에 버킨백과 켈리백 등을 프린트하기로 한 것. 너무 사실적이어서 멀리서 보면 정말 에르메스 가방을 멘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사이즈에 따라 19만∼23만 원 수준.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진저백은 편집매장 바이에토르에 입점된 30여 개 브랜드 중에서 매출 1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매달 판매량이 20%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버킨백과 비슷한 디자인이 프린트된 ‘V°73’백도 인기다. 컬러리스트 출신 디자이너인 엘리자베스 애멀린이 만들어 색깔이 다양한 게 특징이다. 수공예 작업으로 자연친화적인 염료를 이용해 프린트했다. 올가을 겨울에는 여우 꼬리를 단 것 같은 느낌의 폭스 액세서리가 달려있는 디자인이 새로 나왔다. 또 디자이너가 영감을 얻은 도시인 뉴욕 도쿄 베네치아 런던이 속한 나라의 국기를 가방 앞면에 프린트한 제품도 새로 선보이고 있다. 올해 6월 롯데백화점 편집매장 ‘힐앤토트’에 이어 현대백화점 편집매장 ‘데님바’에도 입점해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 전국 4개 점포에서 V°73백 매출이 7000만 원으로 특히 본점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V°73백은 30만∼40만 원대 수준이다.

샤넬, 발렌시아가도 가볍게

‘투게더’ 백은 샤넬의 대표 제품인 2.55백과 발렌시아가 모터백을 천에 프린트해 디자인한 제품이다. 에르메스와 미우미우 백 디자인도 있다. 핸드백 브랜드 서스데이 프라이데이의 투게더백은 명품 가방의 이미지를 차용하되 특권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취지로 디자인해 이름도 투게더(together)다. 지난해만 해도 강남에서 세컨드백이나 기저귀 가방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가벼운 에코백 스타일이 트렌드가 되면서 메인 백으로 당당히 인기를 얻고 있다. 황상연 갤러리아 명품관 여성패션팀 바이어는 “올봄에는 한 달에 60개 이상 팔리다가 여름이 시작되면서 한 달에 100개 이상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위트 있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일본인 고객들도 자주 찾는다는 게 백화점업계의 설명이다. 가격은 13만∼17만 원대.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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