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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영천, 車-항공 부품 도시로 ‘우뚝’

입력 | 2012-09-06 03:00:00

美 보잉사와 ‘항공전자 정비센터’ 설립 협약
日-佛, 자동차부품 회사 공장 건설도 잇따라




경북도청 회의실에서 참석자들이 영천 항공전자부품단지 조성 협약을 맺고 한자리에 모였다. 정희수 국회의원, 김영석 영천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조지프 송 보잉 아태지역 부사장, 최병록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왼쪽부터). 경북도 제공

“영천이 과학산업도시로 이름값을 하게 될 겁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5일 세계 최대 항공우주기업인 미국 보잉사가 영천 투자를 결정한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경북의 주력산업이 영천을 중심으로 형성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경북도와 영천시, 보잉사는 최근 ‘항공전자 수리정비개조(MRO)센터 사업’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보잉사에서 한국 공군 주력 전투기 F-15K의 항공전자부품 공급을 위한 MRO센터를 설립한 뒤 항공전자부품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이다.

영천은 이번 협약에 따라 자동차부품에서 항공기부품까지 아우르는 산업기반을 갖추게 됐다. 연관되는 연구 분야가 많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영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영천은 고려 말 화약을 만든 최무선의 고향. 영천시는 올해 4월 금호읍에 최무선과학관을 개관했다.

○ 국내 최대 항공산업단지 조성

70개국에 진출해 있고 직원 수만 17만 명인 보잉사가 인구 10만 명의 영천에 투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러나 실제 영천의 산업기반은 만만찮다. 공군군수사령부(대구)와 해군항공전단(포항), 풍산금속(경주) 등 군수기지 및 방위산업체가 가까이 있는 데다 자동차·기계부품산업이 발달했다. 구미에는 항공 관련 기업인 LIG넥스원, 삼성탈레스 등이 있고 구미∼영천∼포항∼경주를 연결하는 정보기술(IT)·소재·부품 벨트가 잘 구축돼 항공부품산업 최적지로 꼽힌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내 영천하이테크지구(녹전동)에 설립될 보잉 MRO센터는 30km 떨어진 K2 공군기지(대구)와 가깝다는 이점을 활용해 F-15K 관련 항공전자부품 테스트와 정비를 맡을 계획이다. 보잉사 아시아태평양지역 조지프 송 부사장은 “경북과 영천의 사회기반시설, 관련 산업 및 업계 종사자들의 역량이 우수하다”며 “이번 투자는 양국의 항공산업 발전에 적잖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자동차 부품산업 동반성장 기대감

영천은 포항철강공단과 연계한 자동차 부품산업이 발달했다. 경부고속도로 영천 나들목 인근 본촌농공단지와 도남농공단지에 ㈜화신과 ㈜신영, ㈜금창 같은 탄탄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영업하고 있다. 영천의 자동차부품 기업은 전체 제조업의 10%인 97곳이지만 지역 경제의 핵심이다. 기술력이 높아 자동차회사의 협력 기업으로 비중이 크다.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회사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의 ㈜다이셀과 프랑스 포레시아가 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금호읍)에 내년 가동을 목표로 부품 공장을 짓고 있다.

지능형 자동차부품 연구도 활발하다.

하이테크지구에 위치한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은 첨단장비를 활용해 자동차 전자제어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곳에는 항공전자부품 시험평가센터 구축을 위한 항공우주기술혁신센터가 4월 입주했고 보잉사도 MRO센터 설립을 위한 임시사무소를 열 예정이다.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괴연동)은 중소기업 자동차부품 개발 지원과 첨단 하이브리드 부품을 연구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항공전자산업의 부가가치가 워낙 높아 연관 산업들의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경북이 자동차와 항공부품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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