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숙씨에게 공천뒷돈 준 혐의로 구속된 2인 진술“양씨와 진행하는 프로젝트 성공 기대” 문자 보내자실제 박지원 쓰는 전화번호로 “어렵습니다” 답 문자
총선 비례대표 공천 뒷돈 의혹 사건에 휩싸인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는 박 원내대표가 이들로부터 공천 부탁을 받고 성사 여부를 확인해 답을 해준 것으로 볼 수 있어 공천비리 의혹을 밝히는 결정적 정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이 양 씨에게 건넨 돈이 박 원내대표에게 전달됐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 확정발표 전날인 3월 19일 밤 박 원내대표에게 공천 여부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어렵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양 본부장(양경숙)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박 원내대표가 ‘죄송합니다. 어렵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내왔다는 것.
검찰은 박 원내대표가 ‘양 씨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의미를 곧바로 알아챈 점에 비춰 돈 제공자들의 공천 청탁 및 공천 뒷돈 제공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2월 박 원내대표에게 후원금을 보내고 3월 양 씨와 함께 박 원내대표를 만나는 과정에서 공천 청탁에 대한 교감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구속된 양 씨를 상대로 이들로부터 받은 돈을 박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는지를 추궁하고 있다. 양 씨는 돈 전달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양 씨가 지난해 12월 한 친노(친노무현) 인사에게 “선거홍보용 로고송 제작과 탑차 납품사업에 15억 원을 투자하면 당선안정권인 비례대표 13∼17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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