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사의 표명해 수용”…한 감독 “구단 결정 수용”퇴진 과정 후폭풍 거셀듯
‘자진 사퇴? 사실상 경질?’ 프로야구 한화의 한대화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28일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한화는 이날 현재 39승 54패 2무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시즌 종료까지 28경기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야구팬 사이에서 큰 논란을 낳았다. 남은 시즌은 한용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끈다. 동아일보DB
한화 구단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한 감독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한용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올 시즌 잔여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감독은 “구단의 결정을 수용한 것”이라며 사실상 경질이었음을 밝혔다. 한 감독의 갑작스러운 퇴진에 따른 한화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 한대화 감독, 시즌 막판 전격 사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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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감독은 선수단을 다독이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하지만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선수단의 기를 살리진 못했다. 결국 이는 한 감독의 중도 퇴진으로 이어졌다.
한화 구단 정승진 대표는 “한 감독이 27일 노재덕 단장과 만난 자리에서 ‘죄송하다. 더이상 팀을 운영하기 힘들다’며 스스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감독은 “먼저 (중도 퇴진하겠다는) 말을 한 적은 없다. 다만 이제 마음을 비웠는데 경질이냐 자진 사퇴냐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구단 내부의 잡음도 있었다. 한화는 5월 이종두 수석코치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구단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였다. 이 코치는 삼성 코치 시절부터 한 감독과 함께했던 오른팔이었다. 함께 팀을 이끌던 부하가 빠지면서 한 감독의 지휘력에도 구멍이 생겼다. 한 감독은 “지난해에는 이범호를 KIA에 내줘 아쉬웠고 올해는 외국인 선수가 기대에 못 미쳤다. 100% 전력을 꾸리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 한화에 필요한 사령탑은? ‘악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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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화를 이끌 후임 감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노 단장은 “팀을 추스를 조련사가 필요하다. 지금부터 새 사령탑을 물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한화그룹의 고위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이정훈 북일고 감독(49)이 내년 한화 사령탑으로 유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훈 북일고 감독
이 밖에 송진우 투수코치,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장종훈 코치를 비롯해 독립구단 고양의 김성근 감독과 조범현 전 KIA 감독 등이 후임 감독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새 감독은 김승연 회장이 최종 결정한다. 팀의 확실한 변화를 꾀하기 위해선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선택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화가 ‘만년 하위’ 딱지를 떼기 위한 날갯짓을 시작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