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홈플러스, 알뜰폰사업 협약 체결
이석채 KT 회장은 21일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과 알뜰폰 사업 협약을 체결한 뒤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알뜰폰 사업은 KT와 같은 이동통신사로부터 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통신망 구축 및 유지에 돈을 쓸 필요가 없어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다. 이 회장의 발언은 많은 회사가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들어 고객 성향에 맞춘 세분화된 요금제를 선보이면 소비자의 복지 수준도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KT는 홈플러스와 같은 할인점에 자사의 통신망을 빌려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12월부터 전국 130개 홈플러스 매장에서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최대 30%가량 요금이 싼 홈플러스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다.
▶본보 1월 4일자 B1면 홈플러스, 상반기 이동통신사업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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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홈플러스 알뜰폰 가입자가 KT와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이동통신사가 그동안 알뜰폰 사업자들이 자신의 매출을 갉아먹는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업 활성화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다. 이석채 회장은 “홈플러스와 KT는 다양한 고객을 가진 회사”라면서 “KT 망을 빌려주는 차원을 넘어 홈플러스와 함께 유통과 통신을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실제 KT는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근거리무선통신(NFC) 시스템을 홈플러스 매장에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T가 LTE 경쟁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뒤처지는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홈플러스와 협력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른 회사에 KT의 가입자를 빼앗기기보다는 홈플러스에 통신망을 빌려줘 임대수익을 얻는 게 낫기 때문이다.
이석채 KT 회장(오른쪽)과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알뜰폰 사업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KT 제공
홈플러스의 모회사인 영국 테스코는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한 지 오래돼 사업 노하우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기존 이동통신사를 위협할 제4의 통신사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스마트폰族 3000만명 시대로 ▼
한편 2009년 11월 국내에 스마트폰이 발매된 이후 3년이 채 안 된 21일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 명을 돌파했다. 스마트폰 대중화시대를 맞아 무조건 값비싼 요금제보다 자신의 통신 습관에 꼭 맞는 틈새형 요금제를 선택하려는 실속형 소비자가 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에게는 새로운 기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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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