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등록 앞두고 세 규합
연세대 경제대학원에서 통상산업을 전공하는 신용재 씨(36)는 학교 측이 대학원 등록금을 또 올리려 한다는 소식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공기업에 다니는 그의 월급은 평균 200만 원 정도. 주경야독도 힘들지만 학기마다 20만∼30만 원씩 오른 등록금은 이제 600만여 원에 달해 허리가 휠 지경이다.
신 씨는 “등록금을 내기 위해 지금까지 2000만 원을 대출받았는데, 이번 학기 학비는 또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라며 “그동안은 등록금이 올라도 잠자코 돈을 냈지만 또 인상되면 집단행동에라도 나설 생각”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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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움직임은 연세대와 고려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수, 전문대학원 등 18개 대학원생 7000여 명이 소속된 연세대대학원연합회는 2학기 등록금이 인상될 경우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이번 1학기 학부 등록금은 1.5% 내렸는데 대학원은 2.5%가 올랐다”며 “직장인이 많은 데다 학생들이 모이기도 쉽지 않아 그동안 군소리 없이 학교 측이 원하는 대로 따랐지만 이번에는 대학원생들도 함께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경제전문대학원의 경우 지난 학기 등록금은 약 597만 원으로 지난해 565만 원에서 32만 원 올랐다. 연세대대학원연합회는 다음 달 개강에 맞춰 등록금 인하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고려대도 특수, 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주축이 돼 대학원연합회를 결성하고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고려대 학부 등록금은 지난 학기 2.1% 내렸지만 특수, 전문대학원 등록금은 오히려 3% 올랐다. 이에 반발한 연합회 학생들은 5월부터 ‘등록금 인상 절대 결사반대’ 투쟁에 나서 일단 등록금 인상분 가운데 6억 원가량을 대학원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학교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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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김진우 기자 u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