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중국軍 지휘관, 후진타오 앞에서 술취해 고성

입력 | 2012-08-09 03:00:00

軍 목소리 커져 中지도부 긴장남중국해 강경책 공개 주장 등 정치-정책 영향력 확대 노려중앙군사위 주석 승계 영향줄듯




중국 인민해방군의 실세 중 한 명인 장친성(章沁生) 상장(上將·한국군 대장에 해당)이 술에 취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앞에서 행패를 부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권력 교체기에 군부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초 군 지도부가 참석한 한 연회에서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인 장 상장이 자신의 중앙군사위원회(중앙군사위) 위원 승진을 막는 모종의 움직임이 있다며 분노를 쏟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건배를 제의하는 한 사령관을 밀쳐내기도 했다. 후 주석이 이를 보고 불쾌해하면서 자리를 떴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4명의 소식통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광저우 군구 사령관을 맡기도 한 장 상장은 군 외교의 얼굴마담으로 알려졌다. 그는 후 주석의 적극적 지원 아래 고속 승진했다. 장 상장은 현재 별다른 인사변동 없이 부총참모장직을 계속 맡고 있다.

이 사건은 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후 주석 앞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인민해방군의 최고 지휘기구는 공산당 중앙군사위이며 후 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임하고 있다. 중국군은 한국군과 달리 정부 산하가 아니라 당 산하인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정치와 국가 정책의 영역에서 노골적으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중국 군부의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실제로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주변 국가들과의 갈등에서 중국의 장군 여러 명이 강경 대응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또 올해 초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 사건과 관련해 보 전 서기의 군부 인맥이 동요하고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공산당 지도부는 군부에 대한 제어에 나서고 있다. 공산당 고위층과 가까운 한 학자는 “당의 지도자들은 군부가 정치영역을 침범하고 있다고 본다”며 “군부에 대한 경계심이 부쩍 높아졌다”고 말했다.

10년 만의 최고지도부 교체를 앞둔 공산당은 군을 대상으로 불복종과 부패를 척결하려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모든 장교들에게 재산명세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군부의 이런 움직임 때문에 후 주석이 18차 당대회 이후에도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계속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가을 당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자리를 후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에게 물려주지만 군권은 2년 뒤에 준다는 것이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도 2002년 공산당 총서기를 후 주석에게 물려줬으나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는 2년 뒤인 2004년 넘겼다.

하지만 시 부주석이 후 주석과는 달리 군에 뿌리가 깊은 혁명원로의 아들인 데다 중앙군사위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최고 지휘관들과 인연이 깊은 만큼 이번 당대회에서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까지 차지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