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귀금속 등과 형평성 고려”… 업계 “소비 위축-매출 감소 우려”해외여행자 구입품도 세율 가산
만약 명품업체가 가방을 250만 원에 수입하면 개별소비세를 10만 원 추가로 내야 한다. 한국 수입회사가 명품의 개별소비세 추가분을 실제 판매가격에 얼마나 반영할지에 따라 브랜드마다 인상률에는 차이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입가격이 200만 원인 가방은 영업이익과 경비를 감안할 때 시중에서는 350만∼400만 원에 팔리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 가격을 넘는 가방이 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가방세’ 부과가 발표되자 명품업계와 유통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불황으로 여유가 있는 중상층마저 지갑을 닫으면서 명품 신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소비심리가 위축됐는데 세 부담까지 커지면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타이밍이 이해가 안 된다. 명품이 급속도로 성장할 때에는 세금이 없다가 위축되기 시작할 때 세금을 물리고 있다”며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 명품 가격이 중국이나 일본보다 낮아 쇼핑을 많이 했는데 나중에 환급받는다고 해도 오른 가격표를 보고 소비를 줄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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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외여행자가 구입해오는 명품가방에도 세금이 더 붙게 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여행자 휴대품으로 신고할 경우 현재 시계는 185만2000원이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별소비세를 포함해 50%를 추가로 내게 돼 있다”며 “가방은 면세범위 초과금액 대해 일률적으로 20%(간이세율)를 내고 있는데 앞으로는 일정 금액 이상이면 시계처럼 50%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